일본 정부는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ㆍ61) 외무성 사무차관의 발언이 빚은 파문과 관련, 25일까지 공개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우리 정부의 항의를 받고 맞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굳이 발언을 부인하거나 취소하지도 않았다.
도쿄(東京)의 외교소식통은 이날 “야치 차관의 발언은 공식 석상이 아닌 조찬 간담회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일본 외무성은 비공식적으로 ‘언론보도를 예상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식통은“야치 차관은 브리핑에서도 발언이 위험수위를 넘나들 때가 많다”면서 “그러나 그는 상당한 전략가인 만큼 단순한 말실수로 치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도쿄대 법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69년 외무성에 들어간 그는 ‘외무성의 프린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승승장구해 온 직업외교관의 보스라는 뜻이다.
조약국장 종합외교정책국장을 역임한 그는 일본 특유의 집요함을 갖춘 외교관이라는 평가도 받아 왔다. 정한론 논쟁을 부른 지난해 12월 가고시마(鹿兒島)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관방 부장관보로 이종석 NSC 사무차장의 카운터파트로 회담 의제를 조율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대북 창구로 잘 알려진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외무성 심의관과 동기이다.
대표적인 미국통인 그가 올 1월 외교실권을 잡음에 따라 일본 외교는 미국 중시, 대북 강경론으로 흐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그는 정치권에서 대북 강경론자로 자민당 내의 실력자인 아베 신조(安倍晉三) 간사장 대리의 강력한 후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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