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이 그 김용갑 의원 맞나요?”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 상실 위기에 처한 민주노동당 조승수 의원을 지키기 위해 민노당이 25일 사법부에 제출한 탄원서에 한나라당의 대표 보수강경파 김용갑 의원의 이름이 올라있는 것을 본 한 국회 관계자의 말이다.
문규현 신부,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 등 진보 인사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고 있으니 이런 말이 나올 만도 하다. 국회 산자위원장인 김 의원은 “위원장으로서 산자위원인 조 의원이 의정활동을 성실히 한다는 사실을 전하기 위해 동참했을 따름”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서명을 그의 변신 행보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최근 김 의원의 변신은 눈부시다. 지난달 산자위원장으로 선출되자 ‘임금님 의자’로 불리는 위원장용 대형 의자를 일반 의원용 의자로 바꾸고 의사봉도 없앴다. 첫 회의 주재 전 의원들에게 장미꽃 한 송이씩을 건네기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근 “권위의 상징인 의원 금배지를 떼자” “국회에서 넥타이와 정장을 벗고 셔츠차림으로 회의하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김 의원은 “총무처장관 시절 원탁회의를 도입하고 공무원 출근부를 없애는 등 원래부터 유연한 사람”이라며 “다만 대북 문제에서는 확고한 소신을 지킬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국회 내 권위적 문화를 없애는 데 앞장서겠다”고도 했다. 그의 변신이 어떻게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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