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이 빚더미 위에서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이 기회의 땅이란 개념은 무일푼의 인쇄소 견습공에서 거부가 된 벤자민 플랭클린으로부터 시작된다. 양초와 비누를 만드는 가난한 제조공의 15번째 아들로 그가 이룩한 신화는 미국 민주주의 전통을 지탱하는 중요한 정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용카드의 탄생은 또 다른 민주주의 이정표로 여겨질 만큼 경제ㆍ사회 계층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미국인들은 수입으로는 충당할 수 없는 벽걸이 TV와 비싼 자동차를 구입하며 소비생활을 만끽했다. 각종 대출은 몇 십년 동안 낮은 소득성장률에도 삶을 지탱해줬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 ‘아메리칸 드림’을 좇는 미국의 평균 가정들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기조 속에서 재정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1990년 이래 미국 평균 가계의 수입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하고도 11%밖에 성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비는 같은 기간 30%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가계 당 부채는 80%나 올라 금리인상으로 파산에 내몰린 가계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의 유타주는 가장 위기가 심한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1,000가구 중 28가구가 파산선고를 했다. 이 수치는 미국 평균의 2배이고 10년 전에 비해 3배나 늘어난 것이다.
최근 FRB도 가계 대출 부실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FRB는 90년 이후 미국 가계의 미상환 부채가 80%나 급증해 개인파산이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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