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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 구대성 뉴욕을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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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 구대성 뉴욕을 치다

입력
2005.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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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구(Amazing Koo)”

22일 뉴욕 메츠의 홈구장인 셰이스타디움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배터리를 농락한 ‘타자’ 구대성의 플레이에 경탄한 5만6,000여 메츠팬들의 함성으로 떠나갈 듯 했다.

이날 벌어진 지역 라이벌 뉴욕 양키스와의 인터리그(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간 경기) 홈경기. 7회초 구원등판한 구대성은 2-0으로 앞선 7회말 시즌 두번째로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투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광속구를 자랑하는 ‘빅 유닛’존슨. 17일 신시내티전에서 구대성의 겁 먹은 스탠딩 삼진아웃을 기억하는 메츠 덕아웃과 팬 누구도 구대성이 배트를 휘두르리라고 예상치 못했다.

빠른 직구 두 개를 흘려 보낸 구대성은 볼카운트 1-1에서 몸쪽 낮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146km직구를 가볍게 받아 쳐 펜스 근처에 떨어지는 중월 2루타를 터뜨렸다. 그러나 구대성의 원맨쇼는 시작에 불과했다. 다음타자 호세 레예스가 투수 앞 번트를 대자 3루로 안착한 구대성은 비어있는 홈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공을 잡은 포수 포사다가 1루 송구를 하며 홈플레이트를 5㎙ 이상 벗어났던 것. 다급하게 공을 받은 포사다가 슬라이딩으로 태그를 시도했고 구대성은 몸을 살짝 비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심판의 세이프 판정을 이끌어냈다.

상상을 뛰어넘은 주루플레이에 양키스는 경악했고 메츠 덕아웃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메츠의 1루수 더그 미엔키비츠는 타올을 부채처럼 흔들며 벤치에 앉은 구대성의 땀을 식혔고 또 다른 선수는 구대성의 유니폼에 묻은 흙을 털어내는 등 ‘영웅 받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메츠의 데이비드 라이트는 “구대성이 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고 말했고, 마이크 피아자는 “빅리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MLB홈페이지 뉴스는 “구대성의 플레이는 인터리그 사상 가장 놀라운 순간”이라며 “메츠의 우상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CBS, ABC, FOXTV등 주요 공중파방송과 뉴욕타임스 등 유력지들이 ‘타자’ 구대성의 맹활약을 스포츠 톱뉴스로 전하는 등 전 미국이 들썩댔다.

이날 구대성은 1과 3분의1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아내는 무실점 호투로 투구에서도 퍼펙트 피칭을 보였고 메츠는 7-1로 완승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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