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거론되는 후보들 중 가장 진실성 있는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다.”
이해찬 국무총리가 20일 총리 공관에서 출입기자들과 만찬을 갖고 차기 대통령의 우선적 자질로 진실성을 꼽았다. 이 총리는 “대선기획으로는 내가 대한민국 최고의 경험자”라는 자찬대로 여권 내 전략기획가로 통하고 있어 그가 누구를 염두에 두고 ‘진실성’ 발언을 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총리는 “국민 수준이 높아 진실하게 일할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시대가 됐다”며 “겉 모습만 잘 포장하는 것으로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가짜는 안 통한다. 진짜라야 한다”는 말도 했다. 이 총리는 또 “전혀 엉뚱한 사람이 갑자기 나오기 어려운 만큼 지금 거론되는 후보들 중에서 대통령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을 유력한 주자로 인정한 발언이었지만 이 총리 자신도 거론된다는 점에서 미묘한 해석이 가능한 언급이기도 했다.
그래서 대권도전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왔고 이 총리는 “공익근무(국회의원)를 18년 동안 하면서 해볼 것은 다 해봤다는데 무슨 욕심이 있겠느냐”고 일단 거리를 두었다.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서도 “이미 서울시(정무부시장)를 한번 해 봤기 때문에 또 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부인했다.
이 총리는 또 “지난달 자카르타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났을 때 당국자회담 개최에 합의했었다”며 “담당 기관이 발표하는 게 낫겠다는 의견에 따라 논의만 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개성에서 열렸던 남북 실무회담이 요식 행위에 불과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이었다.
서울대 72학번 동문인 황우석 서울대 교수와의 ‘20년 지기’ 인연도 밝혔다. 이 총리는 “대학 때 데모하는 데만 정신을 쏟는 나에 대해 황 박사가 궁금했는지 찾아왔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2월 연구성과가 나왔는데, 황 박사가 나에게 먼저 자랑을 했었다”며 “또 다른 연구로 ‘맛있는 소고기 만들기’가 있는데 다음 주에 황 박사 연구소에 가서 먹어볼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밖에 “여러 일을 해봤지만 그 중 제일 잘한 일은 교육부장관”이라고 말했다. 또 “골프 칠 때 오명 과기부총리가 OK를 제일 잘 주고 가장 깐깐하고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 진대제 장관이고 각료 중 가장 잘 친다”는 뒷얘기도 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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