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는 참 어렵다고 다들 말한다. 하지만 유달리 의욕적인 젊은 엄마들은 온갖 꾀를 내서 나름대로 즐겁고 요긴한 육아 비법을 개발하기도 한다. 유아나 초등 저학년 아이를 둔 엄마들이 자신의 경험을 소개한 책들에서 남들은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아이구, 그런 정성을 어떻게 따른담’ 하고 낙담할 내용도 있지만,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 하고 무릎을 탁 칠만한 내용도 많다.
고등학교 교사 박기영씨가 쓰고 그린 ‘일하는 엄마의 그림 편지’는 직장 다니느라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죄책감’을 느끼는 엄마들을 위한 처방전. 젖먹이 원석이를 떼놓고 첫 출근을 하면서 지은이가 생각해낸 방법은 그림 편지다. 서툰 솜씨로 노트에다 볼펜으로 쓰고 그려 색연필로 칠을 했다. 한 문장 안에 그림과 글자를 섞어 이야기를 했다. 예컨대 입술 그림 밑에 ‘뽀뽀’, 하트 그림 밑에 ‘사랑’, 아이 얼굴 그림 아래 ‘원석’이라고 써서 이으면 ‘사랑해, 원석아, 뽀뽀’가 된다.
내용은 주로 아이에게 하고픈 말을 전하거나 아이가 궁금해 하는 것을 풀어주고, 왜 이를 잘 닦아야 하는지, 밥을 잘 먹어야 하는지 같은 바른 생활을 길러주기 위한 설명이다. 아이에게 쉽게 설명하려는 엄마의 노력이 아주 재치있고 기발한 설명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예컨대 밥을 잘 안 먹으면 변비 걸려서 똥꼬가 아프다고은근히 협박(?)하는 ‘밥은 응가를 뻥 차요’ 나, 번개가 치는 원리를 빗방울 주위의 전기가 모여서 같이 뛰어내린다고 설명한 ‘번개는 왜 칠까요’ 같은 그림편지는, 역시 엄마들은 대단한 선생님임을 보여준다.
새벽마다 써놓고 간 그 편지들을 다른 식구들이 대신 읽어주고 보여줬더니, 원석이의 보물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매일 그림 편지를 쓰고 있는 지은이는 ‘솜씨가 없어도 내용만 전달되면 그만’ 이라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다른 엄마들을 격려한다. 중요한 건 엄마의 사랑이니까.
‘똑똑엄마의 룰루랄라 체험교육 따라잡기’는 세 엄마가 썼다. 아이와 엄마가 놀면서 배우고 즐기는 방법을 각자의 체험을 바탕으로 귀띔하는 책이다. 여행을 즐기는 박성원씨는 가족여행의 추억을, 그림책을 좋아하는 정현진씨는 아이 하고 그림책 보고 나서 해본 놀이를 소개했고, 만화가 우양숙씨는 자신의 육아 이야기를 만화로 그렸다. 여기에 그림책에 나오는 음식이나 요리 만들기,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하는 요가도 사진과 글로 덧붙였다.
제목처럼 모두 룰루랄라 하기는 힘들겠지만, 당장 따라해볼 만한 내용이 꽤 많다. 이를테면 자동차가 나오는 그림책을 보고 빵으로 자동차를 만들거나, 아기 동물들에 관한 그림책을 보고 동물 인형들을 보살피며 엄마 놀이를 하는 등 간단하지만 재미있는 방법들 말이다. 물론 이런 것들도 여간한 정성 아니면 따라하기 힘들 테지만. 그래도 가끔은 해볼 만하지 않을까.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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