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고교에서 학생들이 두발 자유화를 요구하는 집단행동을 하자 교사가 주동학생을 찾아내기 위해 체벌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 송파구 S공고에 따르면 19일 오후 2시15분께 2학년 학생 300여명이 ‘두발 자유’라는 글이 적힌 종이 비행기 수백개를 접어 일제히 3,4층 교실에서 창문 밖으로 던졌다. 한 학생은 “서울시교육청에서 학교별로 두발제한에 대한 규정을 정하라는 지침이 내려왔지만 규정을 0.5~1㎝정도만 완화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와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벌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집단행동 직후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 측이 주동자로 의심되는 학생에게 체벌을 가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 학교 2학년 김모(17)군은 “20일 오전 한 교사에게 혼자 불려가 집단행동을 주도했냐고 추궁받으며 플라스틱 막대기로 20여대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한 학생은 “19일 집단행동 직후 교장과 (김군을 체벌한) 한 교사가 각 학급 임원 70여명이 참가하는 대의원회의를 소집하고 ‘주동자를 찾아내 퇴학시키겠다’고 했다”며 “이 자리에서 (체벌당한) 김군을 주동자로 지목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교사는 “김군을 폭행한 적도 대의원회의에서 퇴학 운운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이 학교 교장은 “두발규정 개선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는 데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학생들을 징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공고는 현재 앞머리는 5~7㎝, 옆머리는 귀를 덮지 않을 정도, 뒷머리는 옷깃을 덮지 않을 정도로 두발을 제한하고 있는데 11일 학생들이 교내 야외 수돗가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두발자유’라고 쓰는 등 두발 제한을 둘러싸고 반발이 이어져 왔다. S공고는 21일 학급회의 시간을 이용해 학생들의 여론을 모은 뒤 학교운영위원회를 소집해 두발 제한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김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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