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이 비교적 무난한 공개무대를 가졌다.
‘극장전’은 19일 오후 4시30분(현지 시각) 칸 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공식 시사회를 통해 전세계 영화 관계자와 관객에게 선을 보였다. 2,400석 극장의 70% 가량을 채운 관객들은 대부분 영화가 끝날 때까지 진지하게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기대했던 기립박수 등 열광적인 반응은 없었다. 작품이 기대 이하일 경우 중간에 자리를 뜨는 관객이 줄을 잇고, 반대의 경우 10분이 넘도록 열렬한 기립박수를 보내는 통상 분위기에 비추어 ‘극장전’에 대한 현지의 반응은 사실 좀 미지근한 편이다.
영화 관람 뒤 관객들의 평은 홍상수 영화에 대한 평소의 호감도, 또는 친소(親疏)도에 따라 갈렸다. 홍 감독의 영화는 유럽의 팬 층이 꽤 두터운 터라, 기존 팬들은 “역시 기대한 대로”라고 극찬 했다. 그러나 이번에 그의 영화를 처음 보는 이들은 “줄거리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영화 속 이야기’와 ‘영화 밖 이야기’로 나뉘어진 독특한 구성에 대한 반응이 대비됐다. 홍 감독의 팬이라는 한 오스트리아 기자는 “영화의 ‘이중구조’가 인상적이었다.
홍감독 영화 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가장 좋아한다. ‘극장전’은 ‘돼지…’에 맞먹을 정도로 훌륭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영화가 낯선 이들에게는 영화의 이중구조가 오히려 이해를 막는 걸림돌로 작용한 듯 했다. 한 프랑스 기자는 “무엇보다 영화의 내용을 파악하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진행과 주제의 간결한 표현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칸=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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