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반정부 소요 사태가 정부의 강경진압으로 일단락됐지만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정부군 1,000여 명이 18일 밤 이슬람 반정부 세력의 수중에 들어가있던 동부 국경도시 카라수에 진입, 시위 주동자들을 소탕하고 도시를 장악했다. 정부군은 이날 진압 작전에서 이슬람 반정부 시위 지도자인 바크티요르 라키모프(42)를 비롯해 핵심 간부 3~4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2만 명의 키르기스스탄 접경도시 카리수는 30km 떨어진 안디잔에서 13일 발생한 반정부 시위의 유혈 진압 소식이 전해지자 이튿날부터 시민들이 시청 등 관공서를 장악했다.
정부군의 이날 기습 진압 작전은 카라수의 반정부 시위대가 독자적인 이슬람 국가를 세우려는 기도가 진행 중이라는 소문이 나온 뒤 전격 단행됐다.
진압 과정에서 총격전 등 큰 유혈충돌 없이 도시 탈환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군은 도시를 장악한 뒤 키르기스와 국경 검문을 강화하는 등 우즈벡 난민들의 키르기스 유입을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 정치인들은 유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며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의 퇴진 및 정권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야당 ‘자유농민당’의 니가라 히도야토바 당수는 이날 “이번 사태로 안디잔과 파흐타아바드에서 모두 831명이 사망했다”며 “카리모프 대통령과 각료 전원이 사퇴한 뒤 과도정부를 수립하고, 3개월 내 새로운 대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타슈켄트 주재 외교관과 언론인들로 구성된 외국인 진상조사단이 안디잔을 방문해 현장 조사를 시도했으나, 정부의 비협조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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