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나 그림은 평면으로 돼 있지만 사실은 눈속임일 뿐입니다. 진실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는 진짜 세상은 3차원으로 돼 있지요.”
전 종로학원장 최재진(70)씨가 고희 기념 이색 전시회 ‘입체 명화 사진전’(www.photoana3d.com.ne.kr)을 마련했다. 25~3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신관 1실에서 열리는 사진전에는 그가 여행지 등에서 직접 찍은 사진과 명화를 입체로 보이게 변형시킨 작품 60여 점을 선보인다. 적청(赤靑)안경을 쓰고 경주 불국사 사진을 보면 배경에 초록 잎사귀들이 바람에 파르르 떨리는 듯 생생하게 느껴진다.
“옛날부터 사진에 취미가 있었어요. 그런데 입체 사진을 만드는 얕은 돋을새김 원리를 안 뒤에는 친구들에게 여행 기념 입체사진첩을 만들어 선물하기도 하고 아무튼 참 재미있습니다. 이번에 전시회의 추억을 만들어 준 1남 3녀와 사위들, 아내가 너무 고맙습니다.”
입체 사진은 사람이 두 눈으로 물체를 보기 때문에 원근감을 느낀다는 원리에서 출발한다. 일단 카메라 렌즈 2개를 10여m 띄우고 찍는다. 사진 2장 중 1장은 빨갛게, 나머지 1장은 파랗게 색을 입힌 뒤 2장을 합치면 입체 사진이 된다. 이를 적청안경으로 보면 두 색이 구별돼 나오면서 입체로 느끼게 된다.
최씨는 서울대 물리교육학과를 나와 경기 오산고와 진명여고, 성심여고에서 교편을 잡았다. 1973년 종로학원으로 옮겨 ‘지학’과목을 주로 담당했다. 입체 사진 카메라를 개발해 발명특허를 따기도 했고 93년엔 ‘입체환상의 세계’(보람출판사)라는 책도 냈다.
그는 “특히 어린이들한테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꿈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