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년 퇴임 이종원씨…교직 떠나서도 제자사랑 계속 '이메일 선생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년 퇴임 이종원씨…교직 떠나서도 제자사랑 계속 '이메일 선생님'

입력
2005.05.19 00:00
0 0

정년 퇴임 후에도 온라인으로 제자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감동을 주고 있다.

2002년 8월 대구과학고를 마지막으로 44년 6개월간 정들었던 교정을 떠난 이종원(68)씨. 안동사범학교를 졸업한 1958년에 대구 서부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이씨는 13년간 고사리손들을 가르치다 71년부터는 고등학교로 자리를 옮겨 사회문화 과목을 맡았다. 초등학교와 중등학교에서 이씨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만 1만5,000여명. 고교로 옮긴 이후 주로 대학 입시를 전담했던 그는 명문대 진학률을 높이는 데 진력한 여느 교사들과 달리 가정환경이 어렵거나 학교 생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책을 선물하는 등 관심을 쏟아 존경을 받았다고 제자들은 전한다.

이씨의 열정은 교직을 떠난 뒤에도 식지 않았다. 2000년 정년 퇴임 후 2년간 대구과학고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하다 교단을 완전히 떠난 2002년 이후에는 아예 홈페이지(http://jooyun.id.ro)를 열어 가르침의 범위를 모든 옛 제자들로 확대했다. 홈페이지는 ‘내 삶의 향기’, ‘아름다운 정치’, ‘나눔의 경제’, ‘조화로운 사회’,‘여가와 문화’등의 코너로 꾸며져 신문이나 잡지, 서적 등에서 발췌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이씨는 연락이 닿는 옛 제자 260여명에게 ‘개인교사’ 역할까지 하고 있다. 명승지를 여행하다 촬영한 각종 절경과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나 교훈을 담은 글들을 제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발송한 이메일에는 중국 명승지의 장관을 담은 사진과 함께 ‘논어’에 나오는 ‘남에게 보이려고 하는 공부(위인지학ㆍ爲人之學)’와 ‘나 자신의 수양을 위해 하는 공부(위기지학ㆍ爲己之學)’의 차이를 설명하는 글을 실어 성실과 참됨으로 세상을 살아가도록 주문했다.

그의 헌신적인 가르침에 제자들의 반응은 ‘감동’ 그 자체다. 82년 경북고 재학 시절 사회문화 과목을 배운 이석훈(41ㆍ여행업)씨는 “고교 졸업 후 20년 만에 선생님을 만나 명함을 건네드렸는데 그 이후 지금까지 1주일에 2∼3차례씩 이메일을 받고 있다”며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주옥 같은 내용이라 몇 번씩 되풀이해서 읽는다”고 말했다.

이종원씨는 “제자들이 바쁜 와중에 답신을 못 보내고 부담을 느낄까 봐 ‘읽기만 하라’고 신신당부한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제자들과 교류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연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