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으로 인해 가계와 기업에 주름살이 생기면서 세금 납부 실적도 계속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19일 국회에 제출한 ‘연도별 국세체납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세, 법인세, 상속ㆍ증여세, 부가가치세 등의 국세 체납액은 3조9,724억원으로 4조원대에 육박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보다 5,239억원이나 많은 액수다. 국세 체납액은 99년 3조4,485억원을 기록한 뒤 2000년 3조1,291억원, 2001년 2조8,775억원으로 줄어들었다가 2002년 2조8,851억원, 2003년 2조9,171억원 등 증가세로 반전했다.
국세 체납액은 각종 세금신고기한 직후 발생한 ‘총체납액’에서 국세청이 나중에 징수한 세금과 결손처분액 등을 제외한 실제 체납액을 말한다. 총체납액 역시 99년 12조7,065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8조6,230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국세청의 추징 등 ‘현금정리’ 금액이 역대 최대치(5조4,265억원)를 기록했는데도 불구하고 체납액이 줄기는커녕 급증해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경기 상황이 지속적으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체납액이 외환위기 때보다도 많아졌다”며 “국세청은 적극적인 추징 등을 통해 역대 최대치의 현금정리 실적을 올렸지만 체납액이 더 많이 늘어나는 바람에 체납액 감소에 실패했다”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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