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식물 도감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정성껏 꾸몄습니다.”나춘호 원장(64)이 조심스럽게 꺼낸 첫마디였다.
33년간 3,000여종의 아동 도서를 발간해 온 예림당의 대표인 그가 식물원 사업에 뛰어든 것은 불과 4년전이다. 식물 도감, 동물 도감, 곤충 도감 등 책 출판을 위해 자료 수집과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 땅에서 사라지고 있는 자생 식물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까닭이다.
그런 식물들을 한 곳에 모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태 식물원을 조성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 현실화된 셈이다.
평소 추진력 있기로 유명한 그였지만, 잘 나가는 출판사를 자식들에게 넘긴 뒤 막상 식물원 사업에 뛰어 들고 보니 막막한 기분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전국에 산재한 식물원들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도 과제였다. 이름난 식물 학자를 만나고 수십 차례에 걸쳐 부지를 답사하는 것도 모자랐다.
독일 중국 등 외국의 유명 식물원 10여곳을 둘러 본 뒤 관광 전문 기획 식물원의 성공을 확신하게 됐다. 기존 식물원이 많은 꽃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어린이들의 관심을 유도할 만한 무언가가 부족하다고 느낀 때문이다.
나 원장은 “식물원의 학습 효과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많이 보여 주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 반영돼야 한다”며 “눈 썰매장, 열대 식물관, 천체 관측소, 민속 박물관, 청소년 교육원 등 다양한 부대 시설과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흥미와 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식물원으로 꾸미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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