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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저항운동 '디지털'로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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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저항운동 '디지털'로 결집

입력
2005.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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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된 이슬람권에 ‘디지털’의 보급이 예측키 힘든 다양한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뉴스위크의 ‘미군 코란 모독’ 보도가 이슬람권의 반미사태로 빠르게 확산된 배경에도 첨단 통신기기가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17일 종교ㆍ정치집단이 디지털이란 신무기를 이용해 반미를 부추겼다고 보도했다. 디지털 통신기기가 널리 보급되지 않은 2년 전 이슬람권은 관타나모 미군 기지에서 발생한 동일한 사건 보도에 대해 조용히 지나간 사례가 있다.

10년전만해도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정부 단체들은 팩스로 ‘지하전쟁’을 벌였다. 이후 영상과 메시지를 동시 전달할 수 있는 위성TV가 각광을 받았다. 이슬람정권은 검열관을 파견해 팩스통신을 감시하고, 친정부 기업에 위성채널을 넘기는 방법으로 이들을 탄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통제가 어려운 CD와 DVD, 인터넷, 휴대폰이 지하 정치운동의 주된 방법으로 떠올랐다. 종교ㆍ정치집단들은 사원이 아니라 사무실에서 웹사이트나, 위성전화로 추종자를 관리한다. 전쟁의 참화로 얼마 전까지 전화마저 끊겼던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는 10여개의 인터넷 카페가 등장했고, 테러집단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들의 활약을 선전하고 있다.

특히 휴대폰을 이용한 문자메시지는 강력한 지하 자유채널로 등장해 있다. ‘문화현상’으로 취급되는 문자메시지의 일반화는 시와 수사를 중시하는 이슬람의 전통과 넘쳐나는 오일머니도 한 배경이다.

쿠웨이트인 55%, 사우디인 3분의 1이 휴대폰을 보유하고 있고, 통신사들은 건당 40센트하는 문자메시지의 폭증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정치에 대한 공개담론의 금지는 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월 사우디의 선거에서 입후보자들은 문자메시지로 상대후보를 비방하거나 지지자들을 규합했고, 바레인 반정부 단체들은 문자메시지로 참가자들을 수시로 움직여 정부단속을 피하고 있다. 16일 여성참정권이 처음 인정된 쿠웨이트의 여성단체들도 지난 5년간의 활동보다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를 이용한 올해 운동이 보다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중동의 보수정권들은 인터넷 접속차단 등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첨단기기에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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