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8월 현대백화점 목동점이 개관했을 때 유통업계 관계자들은“이런 백화점이 강남에만 있었어도…”라며 아쉬워했다. 국내 최대 규모(1만6,000평)에 고급스런 인테리어, 통로 넓이가 여느 점포의 2배나 되는 쾌적한 환경 등 어느 것 하나 빠질 게 없는데 과연 목동에서 3,000억원의 초기 투자비용을 뽑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였다.
그러나 25일 개관 1,000일을 앞둔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성장 저력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유통업계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때도 목동점은 유일하게 성장을 계속했고 올들어 신장률도 두자릿수로 뛰어올랐다. 현대백화점 내부에서는 “2~3년이 지나면 목동점이 현대백화점 중 1위 점포인 무역센터점과 맞먹는 초우량 점포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 성장의 첫번째 배경은 배후 상권이 나날이 커지는 곳이라는 점이다. 목동점은 자발적인 신규가입 회원이 매달 800~1,000명에 달한다. 신규 아파트 입주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3년 목동에 하이페리온(862가구) 쉐르빌(312가구) 등 고층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선데 이어 올해 신정동에 로마공감대(47세대) 동일하이빌(532가구)이, 목동에 롯데낙천대(1,067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더욱이 외곽 점포로는 드물게 양천ㆍ강서ㆍ구로구를 너머 경기 김포ㆍ고양ㆍ부천시까지 100만 세대가 넘는 광역 상권으로 확장하는 추세다. 이는 목동이 도심보다 교통이 편리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휴식이 가능한 복합공간의 역할을 하고있기 때문이다.
목동점은 지하 2층 지하철역부터 백화점에 이르는 통로를 미니 코엑스몰과 같은 ‘영 시티 몰’로 꾸며 젊은 층을 겨냥한 패션·잡화 매장과 CGV영화관, 대형서점, 푸드코트 등으로 구성했다. 이 곳 만은 백화점이 문을 닫은 뒤에도 밤 10시까지 영업을 한다.
목동점은 ‘라이프 스타일리스트’(생활문화를 제안하는 백화점이라는 뜻)를 모토로 삼아 가족 단위 쇼핑객을 유도하고 있다. 한 예로 목동점의 지하 1층은 여느 백화점과 달리 남성복, 가전제품, 가정생활용품으로 구성돼 있다.
언뜻 보기에 이질적이지만 남성복과 가전이 남편이나 아내 한쪽이 아니라 부부가 함께 구입한다는 데서 착안한 구성이다. 또 목동점은 남편이 쉴 수 있는 허즈카페와 인터넷 카페, 유아휴게실 등을 층마다 마련했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는 점도 목동점의 고객유인 요인 중 하나다. 영시티몰 외에 600석 규모의 이벤트홀, 쿠킹스튜디오, 수강생 8,500명 규모의 문화센터 등은 모두 강서 지역의 유일한 문화공간인 셈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목동 주민의 문화소비 욕구는 높지만 기회가 적어 똑같은 강의를 해도 목동점에는 다른 점포보다 2배나 많은 청중이 몰린다”고 말했다.
목동점은 개점 1,000일을 맞아 20~29일 구매고객 중 13명을 추첨, 신데렐라 변신, 공부방 꾸미기, 가든파티 등 1,000만원 상당의 원하는 쇼핑 소망을 들어주는 이벤트를 벌인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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