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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900 지킴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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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900 지킴이’ 나섰다

입력
2005.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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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이 지난달 중반 이후 910~940선의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800선 중반까지 저점을 내려 잡았던 일부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900선 방어벽이 상당히 견고한 모습이다. 북핵 위기의 고조와 위안화 절상 움직임 등 대외변수의 악화로 상승 에너지가 매우 부족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900선에서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 데는 국내 기관의 역할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기관들이 현 조정국면을 저점 매수의 기회로 적극 활용하면서 주식형 펀드 수탁액이 계속 늘고 있다. 보험권도 변액보험의 인기에 힘입어 조성한 자금으로 주식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들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들 기관 선호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8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16일 현재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11조9,420억원으로 12조원에 바싹 다가섰다. 최근 5개월간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에서 900선까지 하락했지만, 잔액이 줄어든 날은 10여일에 불과했다. 약세장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지 않은 것은 금융권의 적립식 펀드 유치경쟁이 치열한데다 향후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조만간 과거 최대치인 2003년 4월 중순의 12조13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900선 지키기’의 선봉장은 단연 투신권이다. 이달 들어 17일까지 투신권의 순매수 금액은 모든 투자 주체 중 가장 많은 2,376억원을 기록했다. 투신권이 주식형 펀드에 새로 유입된 자금을 계속 주식시장에 쏟아 붓고 있는데다, 기존 펀드 자금도 900선 근처에서 매수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보험과 연기금의 순매수 금액은 각각 920억원과 405억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보다는 순매수 규모가 적지만, 외국인이 5월10일 이후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데 비해 보험과 연기금은 꾸준히 매수세를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5월 들어 외국인 순매수는 1,255억원에 그친 반면, 국내 기관은 3,263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며 “지난해 11~12월 박스권 횡보장 때도 외국인 매도를 국내 기관이 소화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900선에서 국내 기관들의 저점 매수 관점은 뚜렷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국내 기관은 900선 부근에서 어떤 종목들을 사들이고 있는 걸까. 최근 매수세가 두드러진 투신과 보험, 연기금은 모두 정보기술(IT)주와 금융업종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는 게 굿모닝신한증권의 분석이다. 실제로 하이닉스 삼성전자 LG전자 등 IT 대표주에 대한 매수금액이 가장 많았고, 현대차 현대중공업 CJ LG 신세계 제일모직 현대건설 등 중저가 업종 대표주에 대해서도 2개 이상의 기관에서 공통적인 매수세를 보였다.

김 연구원은 “기관이 하반기 이익 모멘텀 가시화를 염두에 두고 IT주와 내수주의 선취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 투자자들은 이 같은 기관의 움직임을 고려해 현 지수대를 포트폴리오 재구성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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