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손민한이 ‘에이스는 이런 것이다’는 걸 보여줬다. 삼성과의 주중 3연전 기선제압을 위해 로테이션을 하루 앞당겨 부산 홈경기 1차전 선발로 나선 17일 손민한은 최고의 구위로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7과 3분의2이닝동안 삼진 6개를 잡아내고 3안타 1실점으로 시즌 7승(1패)째를 챙겨 다승 단독 1위로 뛰어올랐다.
이날의 승부처는 롯데가 2-1로 박빙의 우세를 유지하던 8회초 삼성의 공격. 롯데는 1사 3루 위기에서 삼성 김재걸의 스퀴즈번트때 홈플레이트를 파고 드는 3루주자 강명구를 홈 송구로 잡아 2사 1루로 한숨을 돌린 상황.
손민한은 이미 한계투구로 여겨지는 100개의 공을 던졌고 불펜에서는 ‘롯데의 수호신’ 노장진이 몸을 풀고 있었다. 윤학길 투수코치가 교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지만 그냥 내려왔다. 손민한이 삼성의 키플레이어 강동우를 직접 처리하겠다며 강판을 거부한 것. 그가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꼽는 호적수를 직접 잡겠다는 에이스의 근성과 승부욕이었다.
결국 9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 결국 결정은 노장진의 몫이 됐다. 노장진은 2사1, 2루서 박종호를 삼진으로 잡아 실점 위기를 넘겼고 9회에도 3타자를 내리 삼진처리, 2만 관중을 열광시켰다. 시즌 14세이브째로 전 구단을 상대로 세이브를 거두는 덤도 얻었다.
롯데는 2-1이던 8회말 1사 2루에서 라이온의 중월 적시 2루타에 이어 펠로우의 내야안타로 2점을 보태 쐐기를 박았다. 삼성(24승12패)은 이날 패배로 6일만에 두산(23승11패)에 1위 자리를 내줬고 롯데는 1위 두산에 2.5게임차로 다가섰다.
한편 이날 전국에 내린 비로 청주 기아-한화전, 잠실 SK-두산, 수원 LG-현대전은 취소됐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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