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일본 후쿠오카(福岡) 지진 발생 직후 불이 난 경남 통영시 서호시장의 화재 원인이 지진과 무관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통영경찰서는 1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1개월여에 걸쳐 감식 작업을 벌인 결과 화재의 직접적 원인은 전기 합선으로 추정되지만, 지진 발생 2분 후 불이 났고 화재 현장이 심하게 훼손ㆍ변형된 점 등으로 미뤄 지진과 무관하다고 단정짓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지진 관련 여부에 대해 “건물 내 점포에서 수거한 전기제품 연결코드를 조사한 결과 신용카드 조회기 및 탁상용 충전기 전원 코드 등에서 단락흔이 집중적으로 발견돼 전기 합선에 의한 화재로 지진과 무관하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전기시설이 병렬구조이고 현장이 심하게 훼손되고 변형돼 시설물에 대한 구체적 검사 자체가 불가능해 화재발생 시간대에 발생한 지진과의 관련성 여부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호시장의 불은 3월 20일 오전 10시55분께 리히터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한 것과 거의 동시에 발생, 2층짜리 목조 상가건물 1, 2층 28개 점포 1,000여㎡를 태워 소방서 추산 2억9,400만원(상인들 주장 18억4,700여만원)의 피해를 냈다.
당시 목격자들은 “지진 발생과 함께 건물이 흔들리고 ‘꽝’ 하는 소리와 함께 건물 앞 전봇대 변압기에서 불꽃이 일어나 전선에 불이 붙고 시장 건물로 옮겨 붙어 불이 났다”고 진술해 지진의 영향으로 전기합선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시장은 영업시설로 분류돼 상인들은 자연재해법에 따른 피해복구비를 지원받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이동렬 기자 d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