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이후 일본의 장기 불황에도 불구, 고성장을 실현하고 있는 교토(京都) 기업들의 경영 비결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2002년 교토 시마즈제작소의 평사원이었던 다나카 고이치씨가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뒤 교토 기업의 경영방식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8일 ‘교토식 경영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적 가치와 글로벌 스탠더드가 공존하는 소유ㆍ지배구조, 철저한 성과주의 등이 교토 기업들의 큰 특징”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기술(IT) 분야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무라타제작소, 호리바제작소, 일본전산, 롬 등 10개사는 1991~2003년 평균 6.7%의 매출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소니 마쓰시타 등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업체들이 부진을 면치 못한 것과 비교되는 것이다.
보고서는 교토식 경영의 특징으로 카리스마가 있는 오너가 일사분란하게 경영하면서도 주주자본주의를 적극 수용했다는 점을 들었다. 호리바제작소의 호리바 사장은 ‘재미있고 엉뚱하게’를 사훈으로 채택할 만큼 교토 기업의 오너들은 독창적인 사업 전략을 구사하면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또 교토 기업들은 현금 흐름을 중시하고, 연공서열 대신 성과주의를 과감히 도입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일본전산은 공장 부지외에는 일절 토지를 소유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옴론은 30여년전에 연봉제를 도입, 기여도가 높은 사원에게는 최고 1,000만엔의 보너스를 지급한다.
이와 함께 교토 기업들은 대기업에 수직계열화한 다른 일본 기업들과 달리 독립화를 이뤄 조직이 유연하고, 거래기업과의 관계도 수평적이다. 아울러 기업과 대학, 정부가 상호 협력하는 산ㆍ학ㆍ관 클러스트의 전통도 장점이다.
교토식 경영의 특징
● 주주자본주의와 오너경영의 결합
● 철저한 성과주의
●산·학·관 협력전통
유병률 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