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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부동산&머니/“신기한 보험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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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부동산&머니/“신기한 보험 많네”

입력
2005.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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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월 송 모(31·여)씨는 미용실에서 매직 스트레이트 퍼머를 하다 봉변을 당했다. 아직 미용기술이 익숙하지 않은 아르바이트 학생이 퍼머 약을 두피에 바르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끊어지고 피까지 나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 병원에 갔더니 모발과 두피가 크게 손상돼 장기간 피부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러나 송씨의 보상 요구를 받은 미용실 원장은 “아르바이트 학생과 얘기하라”며 발뺌을 했다.

이처럼 미용실에서 뜻하지 않는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보상을 받기란 쉽지 않다. 삼성화재는 최근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뷰티??배상책임보험’을 개발, 판매에 들어갔다. 가입대상은 미용실 업주나 전문 헤어디자이너. 퍼머나 염색을 하다 고객의 두피와 얼굴 등에 상처를 입힐 경우, 치료비 위자료 등을 보상해준다. 미용실 계단이나 세면대 근처에서 미끄러져 고객이 다칠 경우도 보상 대상이다.

요즘 보험권에는 ‘뷰티??배상책임보험’처럼 특정계층이나 특정상황을 겨냥한 이색 보험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회가 다양해지는 만큼 보험수요도 복잡해지고 있어, 이런 틈새를 겨냥한 상품을 만들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색 보험상품은 현대인들의 관심이 많은 건강 레저 분야에서 가장 많이 출시되고 있다. 신동아화재가 판매 중인 ‘골프투어보험’은 골프투어를 위해 집을 떠나 돌아올 때까지 발생하는 모든 사고에 대해 책임진다. 여기에 매년 일정액의 골프투어자금을 지원하고, 골프용품 교체비용 및 분실·파손 보상금도 지급한다.

동양화재가 마라톤인구 급증 추세에 맞춰 선보인 ‘마라톤보험’은 마라톤 도중 심장질환이 발생하면 최고 5,000만원까지 보장하며, 부상을 입을 경우에도 입원·치료비를 지원한다. 인라인 애호가들을 위한 ‘인라인스케이트보험’도 있다.

결혼 전의 남녀가 가입해 다쳤을 경우 상해보장은 물론 위로금과 꽃 배달비까지 제공하는 ‘커플보험’도 등장했다. 대한화재의 ‘노후안심실버보험’은 본인 사망 때 유족들에게 위로금을 주고 장례비와 묘지비용, 제사비용까지 제공한다.

갑자기 눈이나 비가 내려 중요한 행사가 취소되는 경우 손해를 보전해주는 날씨보험(동부화재), 헤어 디자이너가 직업적 생명이나 다름없는 팔 손가락 등에 장해를 입을 경우 보상해주는 미용실종합보험(동양화재), 피아니스트 서혜경씨가 가입해 화제를 모았던 손가락보험(신동아화재) 등도 이색상품이다. 살을 빼다 후유증이 생길 때 보상해주는 다이어트 보험(동양화재)도 나왔다.

테러나 전쟁과 관련된 보험상품도 있다. 현대해상은 이라크 등 분쟁지역에 파견되는 근로자들을 위한 상해보험을 팔고 있다. 전쟁위험지역에서 사망·상해 때 보험금을 지급하며, 특약을 통해 실종에 따른 수색구조비용도 지원한다. 신동아화재는 테러로 금전적 손실을 입었거나 기업이 휴업을 하게 될 경우 보상하는 ‘테러보험’을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에선 특정직업을 가진 사람이나 특정활동에 한정한 보험상품이 갈수록 보편화하는 추세”라며 “고객들의 보장수요가 다양해질수록 국내에도 이런 상품들이 더 많이 개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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