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3월 이후 무기력한 횡보를 지속하고 있지만,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소재주에서 정보기술(IT)주로 눈을 돌리면 조금이나마 활기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재료가 있는 일부 종목이나 테마주 등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반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때문에 당분간 박스권 흐름 속에서 이 같은 업종간, 시장간 차별화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대우증권 김남중 연구원은 17일 “5월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코스닥시장 개별 종목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면서 “16일 유가증권시장의 상한가 종목은 6개에 불과했으나 코스닥시장에선 52개나 나왔다”고 지적했다. 지수가 약보합에 머물렀던 17일에도 코스닥 시장 상한가 종목은 46개로 유가증권시장의 5개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양 시장은 거래량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거래량 20일 이동평균이 60일 이동평균을 상향 돌파하는 ‘골든크로스’가 나타나는 등 4월 초 이후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지만,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량은 아직 의미 있는 수준까지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증권은 “단기적 관점에서 코스닥시장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2분기 실적 호전 예상종목 ▦최근 외국인 지분이 늘어난 종목 ▦개별 재료를 보유하고 있는 종목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분기 실적 호전 예상종목으로는 평화정공 LG텔레콤 크로바하이텍 우진세렉스 태웅 CJ홈쇼핑 디지털대성 휴맥스 오성엘에스티 진성티이씨 등을, 5월 중 외국인 지분이 늘어난 종목으론 블루코드 에이스디지텍 주성엔지니어링 디엠에스 휘닉스피디이 에스엠 에이디피 휴맥스 파라다이스산업(파라텍) 아이레보 등을 꼽았다.
소재주와 IT주의 차별화 움직임도 주목된다. 최근 삼성전자와 포스코의 주가 흐름은 연초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소재주의 급속한 쇠퇴와 IT주의 부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삼성전자가 꾸준한 외국인 매수를 바탕으로 이달 4일부터 단 하루를 빼고는 매일 오른 반면, 포스코는 9일 이후 하루 보합을 제외하고 매일 내렸다.
미국에서도 기술주가 많은 나스닥지수의 상승률이 다우지수 상승률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에너지주가 급락하고 미국 최대 철강회사인 US스틸이 한 주 동안 11.9%나 폭락한 반면, IT 대표주인 인텔 주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이 같은 소재주와 IT주의 차별화 현상에 대해 “업황 반전 가능성과 상대적 가격논리 등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소재주는 최근까지도 90년대 중반의 황금기에 버금가는 활황기를 구가했지만 업황이 정점 부근에 있다는 우려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반면, IT주는 업황 개선 속도에 대한 이견에도 불구하고 현재 바닥권에서 탈출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가격 메리트도 높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IT주 강세가 주변 종목으로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지는 않은 만큼, 대표주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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