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이 각각 조흥은행과의 통합, 지주회사로의 전환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앞두고 지도체제를 정비함에 따라 이어질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두 금융사는 ‘리딩뱅크’ 등극이라는 야심만큼이나 만만치 않은 난제를 안고 있어 새 지도부가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한지주는 17일 정기이사회를 열어 최영휘 사장 해임을 공식 의결하고 신임 사장에 이인호 이사(전 신한은행장)를 임명했다. 이에 따라 최 사장 해임이 예고된 지난 주부터 이어진 사실상의 사장 공석 사태는 일단락됐다. 신임 사장이 간부 진용을 재편할지는 현재로서 미지수다.
라응찬 회장과 이 사장 등 신한지주 지도부의 급선무는 신한_조흥은행 통합작업의 순조로운 마무리다.
온건파로 알려진 최영휘 사장이 해임되면서 조흥은행 일각에서는 “조흥은행을 흡수 합병하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반발 기류가 뚜렷이 감지되고 있으며 노동조합은 ‘총파업 불사’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대로는 9월로 예정된 통합추진위원회 결성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사장도 상황을 인식한 듯 선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흥은행 직원들에 대한 강제적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며 “(두 은행 통합과 관련된) 신한지주의 전략은 변함이 없으며 신한은행 중심의 통합설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흡수 합병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신한지주는 현재 수익성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데다가 두 은행 통합시 단숨에 국내 2위(자산규모 158조원)의 대형 은행을 보유하게 된다. 이 때문에 조흥은행 통합 문제 해결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라 새 지도부의 해법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편 하나은행은 16일 윤교중 전 수석부행장을 하나금융지주 설립추진위원장으로 선임하면서 본격적인 지주사 출범의 돛을 올렸다. 금융권에서는 이와 관련, 향후 하나금융지주 지도부가 ‘김승유(하나은행 이사회 의장) 회장_윤교중 사장’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의장과 윤 위원장에게는 지주사 출범 전까지 취약 부문을 최대한 보완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하나생명과 하나카드 등 일부 계열사의 시장내 입지가 좁아 현재의 ‘라인업’으로는 지주사 출범 이후 시너지 효과 극대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윤 위원장 등은 LG카드 인수나 SK텔레콤과의 제휴 카드사 설립, 보험사 인수 등에 주력해야 하는 입장이다.
김 의장도 “성장전략과 관련해 인수합병(M&A)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추가 인수 가능성을 내비쳤다. 물론, 대한투자증권과의 순조로운 통합 작업도 쉽게 넘길 수 없는 과제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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