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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광고 남북 通했다

입력
2005.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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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무용수 조명애와 가수 이효리가 만났다.

제일기획은 17일 삼성전자 휴대폰 애니콜의 새로운 광고모델로 북한 만수대 예술단 소속 무용수 조명애(23)를 캐스팅했다고 발표했다. '하나의 울림'이라는 주제로 제작된 광고는 4부작으로 구성되며이효리와 조명애가 우연히 만나 차차 공감을 넓히고 하나가 돼 간다는 내용이다. 특히 이번 광고는 북한당국이 사실상 참여한 것으로 분단 60년 만에 첫 남북 합작 광고사업이 된다.

조명애는 2002년 '8·15 민족통일대회’ 개막식에서 북측 기수단으로 입장한 뒤 순수한 미모와 장고·물동이춤 솜씨로 인기를 끌어 북한예술인 최초로 국내 포털사이트에 팬 카페가 개설됐다. 카페에는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1만 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해있다. 1편에서는 조명애의 춤공연을 이효리가 지켜보는 장면이 나오며, 2편은 남북한 합동공연장에선 만난 두 사람이 눈빛만으로 하나가 된다는 내용이다.

'자본주의의 꽃'으로 통하는 TV광고시장에서 남북이 처음 광고물을 공동제작 했다는 점은 남북 문화교류에 물꼬를 텄다는 상징적 의미를 넘어 남과 북을 대표하는 두 브랜드의 조화라는 점에서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사업이 이뤄지기까지는 남북간의 관계자가 2년이상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공식 창구는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가 주축이 됐다. 중국상하이(上海)에서 4월2~12일까지 이뤄진 광고촬영 현장에는 이금철(48) 민화협 부장 등 8명이 조명애를 대동하고 직접 참여했다. 이씨는 1989년 임수경씨의 방북시 평양외국어대 학생으로 안내를 맡았던 인물로 현재 북한 내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주목 받는 '젊은피'로 꼽힌다. 이번 남북간의 합작 광고제작이 성사되기까지는 북한 최고위층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남북광고 합작사업은 97년 5월 삼성전자가 금강산을 배경으로 한 광고물 제작을 추진하다 중단됐다 다시 8년만에 재추진돼 성과를 올리게 됐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애니콜이 조명애를 캐스팅한 배경은 '첨단 기술을 통해 모든 시ㆍ공간적 장벽을 넘어 세계인과 만난다'라는 브랜드 철학이 출발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조명애는 우리의 인기 연예인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뛰어난 재능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며 "특히 '무용수'라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젊고 활기찬 이미지를 추구하는 애니콜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제일기획은 올 1월부터 만수대 예술단측과 접촉해 캐스팅 계약을 맺었으며 이미 인쇄광고를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일기획은 내달 초까지 TV광고 촬영을 끝내고 내달 말이나 7월초 방송광고 등을 내보낼 예정이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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