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57) 해양수산부 장관이 무대에 올라 노래 실력을 뽐낸다.
바다 살리기 국민운동본부가 제10회 바다의 날(31일)을 맞아 6월 1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주최하는 ‘바다 사랑 음악회’에 출연하는 것이다. 그는 16일 “해양 수산의 발전을 위해 내 노래가 도움이 된다면 불러야겠다는 생각에 주최 측의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오 장관의 실력은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선다. 지난해 초 ‘고향의 노래’, ‘물망초’ 등 가곡을 불러 CD를 냈고 최근에는 세미 클래식 위주로 2집 CD를 준비하고 있을 정도다.
“어릴 때 책을 읽지 못할 정도로 말을 더듬었는데 이상하게 노래를 할 때면 더듬지 않고, 또 자꾸 노래하면 말 더듬는 것도 교정될 수 있다고 해서 혼자 있을 때 열심히 노래를 했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합창반도 하고 음대에 진학하라는 권유를 받을 정도로 자질을 인정받았다. 지금도 약간 말을 더듬긴 하지만 꾸준히 노래를 한 덕분인지 많이 고쳐졌다.
성악을 본격 시작한 것은 부산시청에 근무하던 1990년대 초반. 노래를 할수록 성악에 매료돼 94년 9월 성악 동호인 클럽 ‘멜로마니아(Melomaniaㆍ멜로디에 미친 사람들이라는 뜻)’ 창립을 주도했다. 기업인과 의사, 공직자 등 9명으로 시작해 매주 한 차례씩 연습을 했다. 이 클럽은 지금 회원이 30명 가까이로 늘어났고 매주 금요일 부산 남구 대연동 다솜아트홀에서 3시간씩 연습을 하고 매년 정기연주회도 연다. 부산시립청소년합창단 트레이너인 박광하씨가 성악 지도를 해 주고 있다.
오 장관은 “현직 장관이 공연에 나가는 데 대해 비판적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해양부 장관으로서 바다 사랑의 길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며 “감성이 둔해지면 창의적으로 일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웃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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