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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평등교육을 위한 방법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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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평등교육을 위한 방법의 차이

입력
2005.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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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학생들이 한국의 교육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다. 난 항상 대다수가 생각하는 만큼 나쁘지는 않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최근 내 의견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원복씨의 만화 ‘Korea Unmasked’에서 저자는 앞다퉈 아이들에게 숙제를 시키고 학원을 보내는 한국 엄마들을 그렸다. 아들이 한국학교에 다니는데 아내와 아들도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한국의 교육이 네덜란드와 어떻게 다른지 생각하게 되었다. 네덜란드 초등학교에선 숙제가 전혀 없지만 수업시간이 길다. 오전 8시30분에 시작, 10시에 15분 휴식시간이 있다. 12시에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점심 먹으러 간다. 오후1시30분 다시 등교해 3시30분까지 수업한다. 저학년은 일주일에 세 번 오후 수업이 없고 중간학년은 두 번, 고학년은 한 번 오후 수업이 없다. 6학년은 높은 수준의 교육기관에 들어갈 소수 아이들만 보충수업을 받지만 숙제는 전혀 없다.

아이들에게는 스트레스가 별로 없다. 엄마가 자녀에게 숙제를 하라고 다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중등 교육과정에서도 숙제의 양이 제한돼 있고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다녀야 하는 학원이 없다.

교육부 장관이 된다면 무엇을 하겠냐고 묻는다면 "모든 학원을 불법으로 만들고, 몇몇 학원은 정부가 운영하도록 해서 학생이 숙제와 수업을 따라잡을 수 있게 하겠다"고 대답할 것이다. 부모가 학원에 아이들 보내는데 돈을 쓰는 대신 저축을 하고, 그 금액으로 학교에 더 좋은 시설을 만들도록 하고, 모든 시민이 동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

네덜란드는 모든 이들이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한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차이점은 그러나 그것을 실행하는 방법이다. 모든 아이들이 의사나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어린들은 그들만의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고, 교육은 그것을 발견하고 최대한 발휘시킬 수 있도록 방향을 잡는 것이다.

한국 교사는 부모들이 교육활동에 끼치는 영향력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 네덜란드에선 모든 학교에 참여위원회가 있어 투표로 선출된 부모가 참여하고, 학교의 활동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교장의 활동을 통제한다. 참여한다고 해서 학교에 돈을 내는 일은 없다. 회장과 비서, 회계주임은 다 학부모들이며 학교의 일이 잘못되는 경우 교장의 책임을 묻는다. 완벽한 시스템은 아니지만 90%는 잘 운영된다. 진정한 교사평가제는 교장과 부모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헨니 사브나이에 네덜란드인 단국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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