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79)이 15일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 졸업식에서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말 의장직에서 물러날 것임을 처음으로 직접 밝혔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졸업식 축사에서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나와 여러분은 공통점이 많다”며 “머지않아 내 FRB 임기가 끝나면 나도 일자리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여러분은 나와 일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87년 8월 첫 취임한 이래 5기 연속인 그의 이번 의장 임기는 2008년 6월까지이지만 의장직의 전제 조건인 이사 임기가 내년 1월말에 끝나기 때문에 의장을 더 맡을 것인지 여부가 관심을 모아왔다.
그린스펀 의장은 졸업생들에게 “내 이력서가 여러분 보다 훨씬 더 길다”면서 “60년에 가까운 기업과 공직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나는 여러분에게 모든 종류의 조언을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정보 시스템이 경영자들과 피고용자들에게 폭넓게 공개되고 있어 우선적으로 정보를 얻는 경영자들의 독점적 권한은 대폭 축소됐다”고 일자리 찾기에서 자신과 졸업생들이 동등한 조건임을 강조했다.
그린스펀 의장의 이날 축사는 졸업생들에게 앞으로의 험난한 취업경쟁과 권한은 줄어들면서 감독은 많이 받게 될 기업경영자의 책임을 충고해주면서 자신의 임기가 곧 끝날 것임을 암시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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