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플랜(CONPLAN) 8022_02.’
2003년 11월 미 국방부가 북한 이란 등 긴급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완성했다는 극비 선제공격 계획의 암호명이다. 최근 저서 ‘코드명(Code Names)’에서 3,000여 개의 미군 작전 암호를 공개했던 미국의 군사분석가 윌리엄 아킨은 워싱턴 포스트 15일자 기고문을 통해 “콘플랜 8022에는 핵무기를 사용한 선제공격 계획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콘플랜 8022는 긴급한 위협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상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규모 병력 전개와 병참 지원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재래식 작전 개념과는 다르다. 지상병력 배치 없이 공중 폭격에 이은 소규모 작전으로 일시에 적을 무력화한다는 게 핵심이다.
콘플랜 8022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다. 첫번째는 북한의 구체적이고 긴급한 핵 위협에 대한 대응계획을 의미한다. 신속하고 정밀하게 선정된 목표물을 타격하고 전자 및 사이버 공격을 결합해 대응을 무력화한 뒤 소규모 특수부대를 적진 깊숙이 투입해 핵장치를 제거, 탈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두번째는 대량살상무기(WMD) 인프라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공격을 포함한다. 가령 이란의 핵무기 시설을 제거하기 위해 다차원의 폭격과 사이버 전쟁을 수행하고, 지하 핵시설을 고립시키기 위해 특수부대를 배치하는 작전 개념이다.
콘플랜 8022에는 특히 지하의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핵 벙커 버스터 등 지하 침투 핵 무기를 사용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아킨은 조지 W 부시 정부가 미국의 핵 전력만을 관장해온 전략사령부, 즉 ‘스트랫콤(Stratcom)’에 재래무기와 핵공격 선택을 결합한 전 세계적 타격 계획을 관장할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핵의 선제 공격 이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1년 9ㆍ11 발생 3개월 뒤 국방부는 4개년 핵태세점검 보고서를 통해 스트랫콤에 이라크와 이란 북한 리비아 중국에 대한 핵 공격 방안에 보다 유연성을 두는 작전 계획을 위임했다.
특히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지난해 7월 북한 이란 등 WMD 개발 국가의 미 본토 공격 가능성에 대비, 미군의 핵선제 공격을 포함하는 극비문서‘잠정적인 전세계 타격 경계 태세 명령’에 서명했다고 아킨은 밝혔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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