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3·4분기 이후 1년반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상반기 전체로도 실질성장률은 3%에 미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실물경기 회복이 이처럼 늦어짐에 따라 정부는 소비진작을 위해 자동차 등에 대한 특별소비세 인하(탄력세율 적용)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콜금리를 연 3.25%에서 동결했으며,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을 방침이다.
박 승 한은 총재는 12일 금통위가 콜금리 동결결정을 내린 후 기자설명회에서 "1·4분기 실질성장률이 3%에 못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현 경기는 1·4분기에 저점을 지나 횡보하는 상황으로 회복은 하반기부터나 가시화할 것 같다"고 말했다.
1·4분기 성장률이 부진했던 것은 국내총생산(GDP) 기여도가 높은 담배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작년 말 담배가격인상을 앞두고 판매상들이 사재기한 바람에 올들어 판매상들의 수요가 줄고 그에 따라 생산이 위축되면서 전체 성장률을 0.4%포인트 가량 떨어뜨린 것이다.
한은은 상반기 전체로도 성장률이 3%를 다소 웃돌거나 경우에 따라선 못 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작년 말 한은이 제시한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3.4%)를 밑도는 수준이어서, 경기회복은 상당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 총재는 "부동산 가격이 심상치 않고 자산버블은 절대 용납해서는 안되지만 아직 (금리인상으로) 중앙은행이 개입할 단계는 아니다"며 "금리정책은 당분간 경기회복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콜금리 동결기조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정부도 6월말로 끝나는 14개 품목에 대한 특소세 탄력세율 적용시한을 연말로 연장, 소비촉진을 유도키로 했다. 이에 따라 배기량 2,000㏄초과 승용차와 2,000㏄ 이하 승용차의 세율은 하반기에도 지금처럼 기본세율보다 20%씩 인하(각각 10→8%, 5→4%) 적용되며, 귀금속 고급사진기·시계·모피·융단·가구 등 나머지 12개 품목은 30% 할인된 탄력세율이 부과된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추경편성과 관련해서는 "압력은 있지만 아직 추경을 검토하기엔 이르다"며 "하반기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위안화 절상이 국내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박 총재는 "국내 경제 각 부문에서 이미 70~80%는 조정(위안화 절상 대비)이 끝났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이 이뤄지더라도 금융이든 실물이든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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