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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스타일 - 5월 16일 성년의 날 - 유통업계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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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스타일 - 5월 16일 성년의 날 - 유통업계 이벤트

입력
2005.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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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받은 선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하나 고른다면? 꽃, 손수건, 귀걸이, 장갑…. 그러고 보니 ‘신문’도 있다. 결혼 전 잠깐 사귄 남자 친구는 어디서 구했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태어난 년도의 생일날 발행된 신문을 구해서 그 1면을 복사해 코팅을 해 줬다. 생년월일이 선명히 찍힌 스무 몇 해 너머 저 쪽의 신문을 받아 든 기분은 좀 아득했다. 숫자가 그렇게 의미심장하게 느껴진 것은 초등학생 시절 ‘0’이 사실은 약속에 기초한 허수일 뿐,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이상의 수라는 것을 처음 들은 순간이후 처음이었다.

올해 5월 셋째 월요일(16일) 만 20세로 성년의 날을 맞는 사람들은 1985년생이다. 성년의 날이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와 다른 것은 누구에게든 오직 한 번만 있기 때문일 터. 각종 제조 업체들의 성년의 날 이벤트 중에서도 단연 ‘숫자 마케팅’이 눈길을 끄는 이유이기도 하다.

성년의 문턱에 선 자녀에게 첫 술을 건네려는 부모와 친지들이라면 1985년산 와인이 큰 인기다. 병 라벨에 선명하게 ‘1985’라고 새기는 관행이 같은 주류라도 제조년도를 따로 적시하지 않는 소주나 위스키 보다 인기를 얻는 이유다. (주)나라식품이 성년의 날을 앞두고 1985년산 와인 다우빈티지포트를 수입 판매중이고 신세계백화점도 1985년산 각종 와인 종합전을 열고 있다.

온 라인에서는 1985년산 스넥류나 음반류 목록이 성년의 날 선물 아이템으로 한창 조회수를 늘리고 있다. 크라운제과의 콘치와 콘초, 삼양의 짜짜로니와 육개장면, 롯데제과의 캔디바, 첫 싱글 ‘Take On Me’로 전세계 청소년들을 사로 잡았던 팝그룹 아하(A-Ha)의 데뷔 음반 ‘아하’ 1집과 ‘여행을 떠나요’ ‘그대여’ 등이 수록된 조용필의 7집 음반도 1985년산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선물 아이템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패션내의 업체 예스에서는 구매 고객 중 원하는 사람에게 자수 프린트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숫자와 메시지를 써 준다. ‘1985년생 드디어 사랑에 빠지다’ 등의 메시지가 가능하다.

일반적인 상품이 아닌 보다 특별한 선물을 원한다면 1985년산 동전을 모아 예쁜 지갑에 넣어 선물할 수 있겠다. 아니면 1985년에 처음 개통된 지하철 3호선과 4호선을 함께 타고 세월의 더께를 들춰 볼 수도. 성년의 날, 1985년생은 과거로부터 미래를 꿈꾸는 법을 배우게 될 지 모르겠다.

이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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