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2월 고점 이후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시가총액 상위종목보다는 개별 종목 중심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지부진한 코스닥시장에서 꾸준히 순매수를 기록 중인 외국인 선호주와 각종 규제 완화로 올 들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는 인수·합병(M&A)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 외국인 실적중심 투자 두드러져 = 올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닥지수 등락과 정반대의 매매 패턴을 보였다. 11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1, 2월 상승기에 1,000억원 가까운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이후 지수가 하락하자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특히 2월 1일 이후 이달 10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의 코스닥시장 누적 순매수(약 3,300억원)의 70% 이상이 NHN 에이블씨엔씨 코아로직 메가스터디 휘닉스피디이 등 5개 종목에 집중돼 ‘편식’ 성향이 두드러졌다.
대신증권 박소연 연구원은 이 같은 외국인들의 매매 행태와 관련, "NHN을 제외하면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 15위 안에 드는 종목이 없어 ‘지수에 대한 투자’라고 보기 어렵다"며 "실적 호전주에 대한 옥석가리기식 투자"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수종목인 NHN 휘닉스피디이 기륭전자 엔터기술 텔레칩스 등은 지난해보다 올해 주당순이익(EPS)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매도종목인 레인콤 예당 CJ엔터테인먼트 아시아나항공 등은 EPS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철저한 실적 중심의 투자라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또 "외국인 매수종목 중 에이블씨엔씨 메가스터디 텔레칩스 코아로직 미래컴퍼니 휘닉스피디이 등은 코스닥 등록 1년도 안 된 신규종목이라는 특징이 있다"며 "규모는 적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는 삼아약품 경동제약 LG텔레콤 에이디피 대원산업 등도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 올해 활발한 인수·합병 기대 = 정부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올해 ‘붐’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M&A 관련주도 주목할 만하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원은 11일 ‘코스닥발전연구회’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코스닥 M&A 시장이 사상 최고의 활황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올들어 정부가 합병 차액에 대한 과세 이연, 벤처기업에 대한 법인세 이연, 비상장기업과 상장기업의 합병조건 완화, 대주주 보호예수기간 단축 등 굵직한 M&A 규제 완화대책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자주 사용됐던 ‘인수 후 개발(A&D)’을 통한 우회상장 방식은 장외 부실기업이 머니게임을 위해 코스닥 상장기업을 인수했다 동반 부실에 빠지는 사례가 많아 부정적 인식이 높았다. 그러나 최근 블루코드와 같은 우량 장외기업이 코스닥 기업 인수에 나서는 등 장외기업의 A&D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건실한 장외기업이 A&D 대상으로 삼을 만한 코스닥 기업의 조건으로 ‘시가총액이 100억원 내외로 적고, 매출이나 이익이 정체 상태에 있어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한 기업 중 당장 부도가 날 위험은 적은 기업’을 꼽은 뒤 동양텔레콤 등 10개사를 제시했다. 그는 "혹시 모를 퇴출 위험을 고려, A&D 가능성이 있는 기업 여러 개를 선정한 뒤 주가가 쌀 때 분산 투자하라"며 "단, 이들 기업의 주가는 M&A 과정에서 심한 주가 부침을 겪을 수 있으므로 전체 주식투자 포트폴리오에서의 비중을 30% 미만으로 잡으라"고 강조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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