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출판사가 무단 출판해온 벽초(碧初) 홍명희(洪命憙)의 소설 ‘임꺽정’의 저작권료를 북한측에 주기로 합의했다. 또 벽초의 손자 홍석중씨의 소설 ‘황진이’를 남한 영화사가 각색해 2007년까지 영화화한다.
남북 저작권 계약 당사자가 보상 등에 합의한 것은 처음으로, 북한의 학술 문화생산물에 대한 저작권 협상의 선례가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도 처음이다. ★관련기사 A29면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사장 직무대행 송영길·열린우리당 의원)은 5~7일 개성에서 북한 당국자들을 만나 북측 저작물이용 세부절차에 합의했다고 11일 밝혔다. 회담에는 남측에서 신동호 재단 문화협력위원장, 강맑실 사계절출판사 대표, 영화제작사 씨즈엔터테인먼트 조성원 대표 등이, 북측에선 홍석중씨와 북한 내각 저작권사무국 장철순 부국장, 민족화해협의회 리금철 부장 등이 참석했다.
1985년부터 ‘임꺽정’(전10권)을 간행해온 사계절출판사는 홍석중씨에게 저작권료로 2006년 상반기까지 15만달러(1억5,000만원)를 주기로 하고, 5만달러를 우선 지급했다. 재단은 또 민족화해협의회와 ‘황진이’ 각색권 양도 계약서를 체결, 원작사용료 10만달러(1억원), 영화수익금의 10%를 지불키로 했다. 제작사 씨즈엔터테인먼트는 북한 현지 촬영을 추진 중이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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