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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DMB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테이크아웃 TV’시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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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DMB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테이크아웃 TV’시대 열렸다

입력
2005.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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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작은 휴대용 단말기로 고화질, 고음질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시대의 막이 올랐다. TU미디어가 5월1일 위성DMB 본 방송을 시작했고, KBS MBC SBS 등 수도권 지상파DMB 사업자들도 7월1일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위성DMB 서비스는 지난해 10월 일본이 세계 최초로 시작했지만, 휴대폰을 통한 명실상부한 ‘이동 휴대 방송’은 우리가 한 발 앞섰다. 지상파DMB는 이미 ‘세계 최초’ 서비스를 예약해놓고 있다.

◆ 퍼스널미디어 시대 활짝 = TU미디어는 커피나 스낵처럼 ‘들고 다니며’ 즐긴다는 뜻으로 ‘테이크아웃(Take-out) TV’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 깜찍한 별칭은 가전(家電)의 대명사, 혹은 ‘안방극장’으로 불려온 TV가 거리로, 달리는 차 안으로 화려한 외출을 시작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DMB는 단순히 TV에 이동성을 부여하는데 그치지 않고, 방송의 개념 자체를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방송사가 똑 같은 콘텐츠를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주는 ‘매스미디어’ 시대가 지고, 개인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골라 즐기는 ‘퍼스널미디어’ 시대가 열리는 것. 아울러 특정 매체를 벗어난 콘텐츠의 이동, 매체간 융합 등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신문 라디오 TV 등 전통 매체에서 뒤졌던 우리나라가 세계 미디어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셈이다.

◆‘장밋빛’ 낙관은 금물 = 그러나 DMB 서비스의 미래가 온통 장밋빛만은 아니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 길을 개척해 가는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와 걸림돌이 적지 않다.

우선 위성DMB는 아직 유료 서비스에 걸맞은 다양하고 질 높은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TU미디어는 지상파TV 재송신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콘텐츠를 쥔 방송사들은 요지부동이다.

지상파DMB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전국을 커버하는 위성DMB와 달리 수도권만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다, 그나마도 지하 등 음영지역 중계망 구축이 이뤄지지 않아 당분간 반쪽 서비스에 그칠 수밖에 없다. 위성DMB에 비해 수신율과 단말기 유통, 가입자 관리 등 마케팅 파워도 크게 떨어진다. 정연주 KBS 사장이 최근 "공정경쟁 여건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위성DMB에 지상파 프로그램을 줄 수 없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전국 단일의 위성DMB 서비스로 위기에 봉착한 지역 방송 활성화 방안, 지상파DMB와 위성DMB의 균형발전 대책 등 관계당국이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해 있다.

◆ 문제는 콘텐츠다 = 지상파DMB와 위성DMB 중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양자가 ‘윈-윈’ 할 수 있을까 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DMB의 미래가 기존 미디어와 얼마나 차별화한 콘텐츠를 내놓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점이다. 출범 당시에는 ‘황금알을 낳을’ 뉴미디어로 기대를 모았으나, 콘텐츠 차별화에 실패해 고전을 면치 못한 케이블·위성 방송의 예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 DMB 이용법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는 ‘위성DMB냐, 지상파DMB냐’에 따라 이용방법이 다르다. 하반기부터 서울과 수도권 지방을 중심으로 시작되는 지상파DMB 방송은 개방형 무료 방송이다. 따라서 별도의 서비스 가입이 필요 없고, 단말기만 구입하면 바로 방송을 청취할 수 있다.

위성DMB는 유료 방송이므로 단말기 판매점에서 가입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가장 일반적인 용도로 위성DMB 서비스를 즐기려면 휴대폰 단말기가 제격이다.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위성DMB폰을 구입하면서 서비스 가입을 하면 되고, 이미 단말기가 있을 경우 서비스 가입만 요청할 수 있다. 5월까지는 SK텔레콤을 통해서만 위성DMB폰 구입과 서비스 가입을 할 수 있다. LG텔레콤과 KTF는 전산망 구축 및 단말기 출시가 완료되는 6월부터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 구입 가능한 위성DMB폰은 2종류다. 1월 출시된 삼성전자 ‘SCH-B100’은 100만 화소 카메라와 MP3 플레이어, 가로보기에 적합한 별도의 액정 화면창을 갖췄다. SK텔레텍의 ‘IMB-1000’은 2.4인치 터치스크린 액정화면을 장착했으며 위성DMB 시청시 휴대폰을 가로로 뉘어 화면을 밀어올리는 ‘가로 슬라이드’ 방식이 특징이다.

출ㆍ퇴근시에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교통정체로 지루한 시간 동안 DMB 방송을 볼 요량이라면 차량용 단말기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차량용 위성DMB 단말기는 카스테레오 전문점에서 취급한다. 현재 전국 10개 대리점과 300여개 업소가 지정돼 단말기 판매와 가입을 맡고 있다. 차량용 단말기로는 이노에이스의 ‘인스타’(IB-1000)가 유일하다. MP3 플레이어와 게임 기능을 갖췄으며, 가격은 50만원대 후반이다.

요금은 단말기 종류와 상관없이 월 1만3,000원으로 동일하며, 2만원의 가입비가 있다. 일정 기간 의무 시청을 약속하는 ‘약정 할인’ 제도를 이용하면 1년 약정시 10%, 2년은 15%, 3년은 20%를 할인 받는다. 장애인과 국가 유공자는 별도로 30%의 요금 할인 혜택이 있다. TU미디어는 5월 한 달 동안 가입비와 1개월 시청료를 면제해준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 DMB 발전사

1995년 9월 영국 공영방송 BBC는 자사 라디오 방송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오디오방송(DAB·Digital Audio Broadcasting)이라는 낯선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내보내던 기존의 음성 송출을 디지털로 바꾼 것으로, 청취자들은 선명한 라디오 방송을 즐길 수 있게 됐다. BBC는 이때 DAB의 부가서비스로 문자 방송을 시작, 청취자들은 차량용 단말기나 휴대폰 등을 통해 날씨, 뉴스 등의 정보를 텍스트 형태로 받아보게 됐다. DAB는 선명한 음질과 문자수신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스웨덴, 프랑스등 유럽 각국이 앞다퉈 도입했고 이들 나라는 DAB표준으로 ‘유레카147’을 제정해 상호 호환이 가능토록 했다.

우리나라는 1997년 라디오 청취자들에게 고선명의 음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DAB를 도입했다. 그런데 주무 부처인 정보통신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DAB의 부가서비스인 문자 방송에 주목, 이를 발전시키면 텍스트 뿐만 아니라 동영상도 전송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보통신부는 이를 기존의 DAB와는 다른 혁신적 서비스로 보고 명칭도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Digital Multimedia Bradcasting)로 정했다. 이것이 바로 지상파 DMB이며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의 지상파 DMB 개발국이라는 기록을 갖게 됐다.

이와 별개로 일본 도시바는 1998년 위성을 이용해 동영상과 음성을 내보내는 위성DMB 방송의 개념을 정립하고 도요타 자동차, 후지쓰 등과 함께 MBCo(Mobile Broadcasting Corporation)을 설립했다. 이때 우리나라의 SK텔레콤도 자회사 TU미디어를 통해 참여했다. 도시바는 지난해 3월 세계 최초의 위성DMB용 위성인 ‘한별’을 발사했으며 그해 7월 위성DMB 서비스에 돌입함으로써 일본은 세계 최초의 위성DMB 상용화 국가가 됐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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