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 연구팀이 세계 각국의 한센병(나병) 환자에게 채취한 원인균(나균) 유전자를 분석, 이 병의 발생지와 이동 경로를 규명했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스튜어트 콜 박사가 주도한 9개국 공동 연구팀은 11일 세계 각국 한센병 환자 대상의 유전자 검사 결과, 한센병이 동아프리카 일대에서 처음 발생한 단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팀에는 연세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조상래(사진) 교수가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13일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한국 미국 프랑스 브라질 등 세계 20여개 나라 한센병 환자 175명에게서 채취한 이 병의 원인균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한센병이 동아프리카나 근동 지역에서 발생해 유럽으로 퍼진 후 다시 서아프리카로 전달돼 노예 무역을 통해 지중해와 남미, 유럽으로 퍼져간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한센병은 인도에서 발생, 알렉산더 대왕이 이끌었던 그리스 병사들을 통해 유럽으로 전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교수는 "나균의 유전자는 돌연변이 발생이 적고 인간외 생물에 전염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인류의 이동 경로를 예측하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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