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미디어가 5월1일 위성DMB 본 방송을 시작함에 따라 경쟁 매체인 지상파DMB 사업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은 7월1일 시범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YTN DMB, KMMB, 한국DMB 등 비지상파 사업자들도 10월 전후 시범서비스를 거쳐 6개 사업자가 12월1일 동시에 본 방송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상파DMB는 유료인 위성DMB와 달리, 단말기만 구입하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위성DMB에 비해 출발은 다소 늦었지만 초기 시장 안착에 성공한다면 무료 서비스에다 지상파TV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앞세워 장기적으로 위성DMB를 앞지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눈앞의 현실은 다소 암울하다.
우선 전국 서비스인 위성DMB와 달리 지상파DMB는 수도권 지역 6개 사업자만 선정한 상태다. 수도권만 벗어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방송위원회는 이르면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지역 지상파DMB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지만,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아직 주파수도 확보돼 있지 않다. 더욱이 수도권 지역도 음영지역의 중계망 구축이 이뤄지지 않아 당분간은 지하철이나 건물 안, 높은 건물 부근에는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광고 외에는 이렇다 할 수익모델이 없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중계망 구축 비용 분담과 단말기 유통·관리 등 마케팅을 위해서는 KTF와 LG텔레콤 등 이동전화 업체와의 제휴가 필수다. 이 때문에 부분 유료화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방송위원회는 ‘무료 서비스’ 원칙을 고수하고 있고 시민 단체들의 반발도 거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TU미디어가 전국 단일 사업자인 반면, 6개 사업자가 경쟁해야 하는 현실도 부담이다. 위성DMB에 비해 사업자 당 채널 수가 적기 때문에 채널 플래닝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6개 지상파DMB 사업자들은 궁극적으로 상호 경쟁관계이지만, 일단 위성DMB와 같은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는 ‘협력을 통한 공생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3월 사업자 선정 직후부터 모임을 갖고 현안에 공동 대응해왔다.
이들은 조만간 방송협회 산하에 ‘지상파DMB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이를 유사 플랫폼 사업자 형태의 공동법인으로 전환해 중계망 구축과 단말기 유통, 채널 플래닝, 광고 제도 개선, 서비스 부분 유료화 등 과제를 함께 풀어가기로 했다. 또 지상파 3사는 TU미디어에 지상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시기와 범위 등에 대해서도 가급적 공동전선을 취하기로 했다.
따라서 6개 사업자별 채널 전략 등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7월 선보일 시범서비스도 기존 지상파 채널을 거의 그대로 재송신하면서 낮 정파시간대에 신규 DMB용 콘텐츠를 일부 제공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다만 황명수 YTN DMB팀장은 "TU미디어 본 방송을 살펴보니 시도는 신선하지만 20대 위주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치중한 듯하다"면서 "지상파DMB는 종합정보매체라는 컨셉트에 무게중심을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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