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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70s'로 돌아온 '다모' 연출자 이재규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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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70s'로 돌아온 '다모' 연출자 이재규 PD

입력
2005.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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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한 드라마의 소비’라는 새로운 문화현상을 만들어냈던 퓨전 사극 ‘다모’의 이재규 PD가 1년6개월 만에 SBS 월화드라마 ‘패션70s’로 돌아왔다. 2003년 7월28일 사극의 낡은 틀을 벗어 던진 ‘다모’의 첫 방송부터 네티즌들은 열광했다. 스스로를 ‘다모 폐인’이라 자처한 팬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100만 건이 넘는 글을 올리고, 인터넷 신문과 잡지를 만들었다. 23일부터 방송하는 ‘패션70s’에서 주인공 역을 맡은 탤런트 이요원(다미 역)이나 주진모(동영 역)보다 이재규 PD에게 더 많은 눈길이 가는 건 그래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패션70s’는 한국전쟁 때부터 1970년대까지 파란의 세월을 살았던 패션 산업계의 인간 군상을 그리는 시대극. 트렌디와 멜로의 변주만을 거듭하고 있는 요즘 드라마들 중에서는 보기 드문 작품이다. "시대극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오히려 김종학 대표(김종학프로덕션)가 연출을 맡겼을 때 소재가 ‘패션’이고 ‘시대극’이라 하기 싫었어요."

그러나 드라마 ‘국희’를 쓴 정성희 작가의 대본을 읽고는 마음이 바뀌었다. "그 당시를 살았던 이들에게는 우리가 잃어버린 포부나 꿈이 있었어요. 지금보다 훨씬 더 역동적인 삶을 산 거죠." 역동성은 그를 매혹하는 힘이다. "아내가 ‘미쳤냐’고 말리는데도 MBC를 나와 김종학프로덕션으로 옮긴 것도 제가 사실은 점점 초식동물처럼 야성을 잃어가는 게 싫어서였거든요. 아이가 크고 생계가 발목을 잡으면 현실에 안주하게 될 것 같았습니다. ‘패션70s’는 본능적으로 야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고 바로 그 부분에서 매력을 느낀 거지요."

그러나 옛 사람들의 이야기를 옛 방식으로 풀어낼 생각은 없다. "일단 보셔야겠지만 전에 없었던 새로운 드라마가 될 거에요. 아이부터 노년층이 봐도 모두 ‘야, 이 드라마 참 신기하다’ ‘저 시절에 저런 모습이 있었어’ 하는 느낌이 들면서 가슴이 따뜻해질 겁니다. 하지만 화면은 칙칙하고 어둡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서 그는 영화 촬영에서만 사용되는 소니 HD 카메라 ‘시네마 알타’로 드라마 전체를 촬영할 계획이다.

물론 어려움이 없지는 않다. "솔직히 ‘다모’ 찍을 때 보다 더 힘든 것 같아요. 선배 PD가 ‘하면, 할수록 힘이 든다’고 말한 적 이 있는데 딱 그런 거 같아요. 많이 소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새 드라마가 시작도 되기 전에 그의 입에서 "에너지를 회복하기 위해서 이번 작품 끝나면 책도 많이 읽고 여행도 가야겠다"는 비명이 터져 나오는 데는 ‘다모’로 인한 부담감 때문일 것이다. "‘다모’ 때는 대사의 90% 이상이 제가 다 동감하고 눈물도 흘렸던 거였는데 지금은 그렇게 완벽하게 장악하지 못했어요. 절반을 사전제작한 ‘다모’와 달리 이건 방송 나가면서 찍어야 하니까 준비부족도 부담이 되죠. "

"손님들이 탕수육만 시키면 중국집 요리사도 먹고 살기 위해 만날 탕수육만 만들 수 밖에 없잖아요? 한국 드라마가 꼭 그 짝이죠. 저는 미국이나 일본 드라마처럼 남들이 안 해봤거나 못해본 소재와 스타일의 드라마 꼭 만들어보고 싶어요. 뭐 이를 테면 연쇄살인범이 주인공인 드라마나 잠수부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같은 거요."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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