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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처장들, 2008 전형 발표/ 논술·면접이 결국 본고사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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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처장들, 2008 전형 발표/ 논술·면접이 결국 본고사 될 수도

입력
2005.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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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대학 입학처장들이 10일 합의한 2008학년도 대입전형 기본방향은 최근 고교1년생들의 이른바 ‘내신전쟁’ 등 혼란과 불확실성을 경감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졌고 교육인적자원부는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대학들이 밝힌 ‘발전된 형태의 논술·면접’이 향후 대학별 전형방법 확정 과정에서 사실상의 본고사 부활 또는 내신의 무력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교육부는 이날 서울지역 대학 입학처장들의 발표 내용에 대해 "교육부 방향과 일치하는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남수 교육부 차관보는 "대학들이 시의적절한 시점에 학생들의 불안감과 불확실성을 해소해주기 위해 적극 대처한 것 같다"며 "6월 말까지 대학별 주요 전형계획을 발표하기에 앞서 대학 공통의 큰 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서 차관보는 "교육부도 ‘3불 원칙’ 범위 내에서 대학이 자율적으로 전형방법을 정하도록 한 만큼 행정적으로 접근하기보다 고교-대학 간 협력 체제를 구축해 각 대학이 다양한 입학전형 모델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융수 교육부 학사지원과장은 "대학들이 요구한 대로 신뢰성 있는 학생부를 제공하는 동시에 비교과 활동을 포함한 학생부 기재사항이 실효성 있는 전형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입학처장들은 이날 논술·면접시험을 보다 심층적, 종합적으로 실시하되 특정 전형요소의 반영비율을 급격히 높이지 않는다는 것을 기본방향으로 정했다.

그러나 당초 새 대입안의 골자였던 ‘내신 반영비중 확대’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 없이 "대학별로 반영 방식을 개발해 활용한다"는 선에서 입장을 정리,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이에 대해 입시전문가들이나 학생·학부모들은 논술·면접 반영비율의 강화, 내신 반영비율의 현상유지 내지는 소폭 상승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학측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변별력의 최후 보루로 논술·면접 강화를 들고 나올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지난해 10월 교육부가 새 대입안을 발표했을 때부터 나온 바 있다.

최근 서울대의 ‘논술형 본고사 방침’에 따른 논란에서 보듯 대학측이 변별력이 떨어지는 내신 대신 대학별 자체고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당초 새 대입안이 목표로 했던 ‘학교교육 정상화’가 요원해지는 결과도 올 수 있다. 이에 대해 박융수 과장은 "논술·면접에 대한 합의 내용을 ‘반영비율을 높이겠다’는 입장으로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 논술·면접 어떻게 나올까

입시전문가들은 주요 대학들이 2008학년도부터 실시할 논술과 면접시험이 지금보다 훨씬 변별력이 높은 형태로 출제될 것으로 전망했다.

논술의 경우 지난해 일부 대학에서 치러졌던 수리논술 등 과목별 논술시험 또는 여러 교과목을 통합한 형태로 수험생의 사고력이나 종합적인 문제해결능력을 평가하는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령 수리영역에서는 기존 문제풀이형을 벗어나 무역, 인구변동 등에 대한 실제적인 통계, 그래프 등의 자료를 제시한 뒤 수학적 지식과 개념을 활용해 분석하도록 하는 문제가 예가 될 수 있다.

과학영역은 자연현상이나 기계의 작동원리를 과학 지식을 활용해 설명하는 문제 등이 출제될 수 있고 이 같은 심층논술에 영어지문을 넣어 자연스럽게 영어능력까지 평가하는 방식도 고려될 수 있다는 것. 심층면접의 경우 서울대 이공계 구술면접에서처럼 전문지식을 평가하는 방식이 인문계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최근의 면접 구술고사 문제가 영어와 수학 등 교과목별 성격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에 주목해야 한다"며 "일부 대학의 경우에는 영어인터뷰 형태로 심층면접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논술과 면접 구술고사가 깊이 있는 내용을 테스트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면 고교 1학년 때부터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내신 비중을 크게 높이지 않겠다는 대학들의 발표에 대해 특수목적고 등 상위권 고교는 다소 안도했지만 상당수 고교에서는 "내신은 물론이고 이제는 논술과 면접까지 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오히려 사교육 부담만 커지는 게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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