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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늑약 항의해 자결 이한응 열사 100주기/ 추모식 준비 이민섭 유족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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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늑약 항의해 자결 이한응 열사 100주기/ 추모식 준비 이민섭 유족대표

입력
2005.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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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국권 상실의 치욕을 죽음으로 항의한 이한응 열사의 정신은 오늘날에도 준열한 가르침으로 남아 있습니다."

12일 서울 동국대 예술극장에서는 1905년 이날 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아간 을사조약 체결을 6개월 앞두고 31세의 젊은 나이로 영국 런던에서 자결한 국은(菊隱) 이한응(李漢應·1874~1905) 열사 순국 100주기 기념 추모식이 열린다.

국은의 손자로 추모식을 준비 중인 유족 대표 이민섭(67·사진) 동국대 명예교수는 "강대국들의 흥정에 조국이 유린당하는 상황에서 할아버지의 선택은 나라를 대표하는 젊은 외교관이 역사에 남길 수 있는 최후의 항거였다"고 말했다.

이 열사는 경기 용인 출신으로 20세에 과거에 합격해 한성부 주사, 영어학교 교관 등을 거쳐 1901년 주영 공사관 3등 참사관으로 부임했다. 1904년 주영 공사 민영돈이 귀국한 후 서리 공사로 대영 외교의 총책을 맡아 외교권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일본이 1905년 러·일전쟁에서 승기를 잡아가는 상황에서 영국마저 일본과 동맹을 맺어 일본의 한국에 대한 감독 및 보호권을 인정해 주기에 이르자 이에 항의하다가 "아아! 나라의 주권은 없어지고 사람의 평등이 없어졌으니 모든 교섭에 치욕이 망극할 따름이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추모사업회장인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인간의 자주성과 위엄을 지킨 그 분의 순국은 우리가 다시는 열강의 각축전에 희생당하는 딱한 민족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말했다.

추모식은 12일 오후 4시 각계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의 추모사를 시작으로 문정희 동국대 석좌교수의 추모시 낭송, 구대열 이화여대 교수의 추모 강연, 테너 박진형씨의 추모 노래 순으로 진행된다. 추모사업회 전화 (02)544-6412, 홈페이지 www.heyi.pe.kr.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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