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채무가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또 지난해 57개 정부 기금에서 전년보다 3.6배 늘어난 총 22조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재정경제부는 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04회계연도 정부결산’을 국무회의에 제출했다. 재경부에 따르면 2004년 말 현재 국가채무(국제통화기금 기준)는 203조1,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7조4,000억원(22.6%)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423만1.000원으로 전년의 345만7,000원에 비해 77만4,000원 늘었다. 이중 향후 융자금 회수 등으로 상환이 가능한 금융성 채무 125조5,000억원을 제외하면, 세금 등을 통해 국민이 실질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적자성 채무는 77조6,000억원으로 국민 1인당 161만7,000원 꼴이다.
국가채무는 2000년 말 111조9,000억원에서 2001년 말 122조1,000억원, 2002년 말 133조6,000억원 등으로 증가세였으나, 지난해에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이는 예금보험공사가 공적자금 조성을 위해 발행했던 채권을 단계적으로 국채로 전환하면서 15조원이 증가했고 환율방어를 위한 외환시장 안정용 채권 발행과 연관된 채무도 17조8,000억원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외에 세수 부족 등에 따른 일반회계 적자보전을 위한 재원조달 2조5,000억원 등도 국가채무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지난해 57개 정부 기금에서 모두 21조7,578억원의 당기 순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전년 순손실 5조9,537억원에 비해 3.6배로 불어난 것이다. 기금별로 보면 공적자금상환기금에서 원리금 상환비용 등으로 인해 14조7,603억원, 외국환평형기금에서 환율하락에 따른 미실현 외환 평가손실 등으로 10조2,205억원의 손실이 생겼다. 하지만 국민연금 6조6,417억원을 포함한 38개 기금에서는 총 9조7,840억원의 당기 순이익이 발생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공적자금 투입 채권이 국채로 전환되면서 국가채무비율이 급상승했지만, 국내총생산(GDP)대비 국채비율은 26.1%로 미국(63.5%), 일본(163.5%), 독일(67.0%), 프랑스(74.0%)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76.8%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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