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가 아끼는 필통도 사고 불우이웃도 도우세요!"
한나라당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의원들의 애장품을 경매에 붙여 수익금을 불우이웃에 기부하는 행사를 한다. 정당 이름으로 자선단체나 가정에 기부금이나 물품을 직접 전달하는 것이 선거법상 금지된 기부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경매라는 ‘편법’을 고안한 것이다.
박근혜 대표는 선물 받은 인도네시아산 필통 겸 보석함 한 쌍을 내놓기로 했고, 강재섭 원내대표는 가정용 자동 혈압계를 골랐다.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5년 가까이 사용해 손때가 묻은 배드민턴 채를, 김무성 사무총장은 의원 당선선물로 받은 만년필을 내놓는다. 정병국 의원은 직접 타던 인라인 스케이트를, 김희정 의원은 자신이 고른 노래 수십 곡이 저장돼 있는 mp3 플레이어를 기증한다.
9일엔 기증할 애장품 선정을 두고 의원들 사이에 뜨거운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매가 시작되면 입찰자 숫자나 입찰 가격에 따라 의원 개개인의 인기가 한 눈에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불우이웃도 돕고 건강을 챙기자’는 취지로 혈압계를 택했고, 김희정 의원은 네티즌들에게 인기를 끌 품목을 고르기 위해 보좌진과 회의까지 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은 기증품들을 모아 20일부터 열흘 동안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에서 경매에 붙일 예정이다. 낙찰자는 경매품과 함께 소장품을 기증한 의원의 사인과 친필 메시지도 함께 받는다. 한나라당은 수익금 전액을 자선단체에 기탁해 소년소녀 가장이나 독거노인 가정에 기부하기로 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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