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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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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맛나는 온라인, 나에게 달렸다

온라인상에서 유명세를 가진 사람들은, 그 유명세의 폭이 전국적이든 지엽적이든 그 규모가 수만 명이든 수십 명이든 간에, 이런 생각을 해보는 게 좋겠다.

"온라인이 없었다면 내가 그만한 유명세를 얻을 수 있었을까?" 유명세는 ‘타인과 마주치는 교류의 규모’라고 해두자. 자신의 블로그에 30명이 오든 100명이 오든 500명이 오든 간에 오프라인보다 많은 건 많은 거다. 하루 10명만 방문한다고 해도 그건 오프라인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다. 우린 자기 개인적인 이야기를, 그것도 한 가지 얘기를 하루에 열 사람에게나 건네지는 않으니까.

인터넷이 없었으면 사람들로부터 주목받을 방법이란 종이로 인쇄되어 나가는 방법과 TV에 얼굴이 나가는 방법밖에 없다. 책을 낸다거나 시위에 나간다거나 시민단체에서 운동을 한다거나 하는 커다란 일을 하지 않고는 아무도 ‘한 명의 개인인 그 사람’자체에 관심을 갖고 주목하게 만들 수 없다.

인터넷과 온라인 세상은 아주 간편하게 교류의 장을 제공한다.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만 가지고 있다면 얼마든지 손쉽게 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게 해준다.

문제는 그 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그 ‘빠르고 많은 접촉을 제공하는 장’을 얼마나 잘 다루냐 이다. 잘 다루지 못한다면 늘어난 교류의 기회를 ‘좋은 것’으로 만들 기회를 놓치고, 오히려 부담스러운 ‘압력’으로 변질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게 된다.

오프라인에서도 사람들은 오해하고 무시하고 싸우고 충돌한다. 온라인에서 문제만 발생하면 온라인이나 사이버공간의 폐해로 알려지기 십상인데, 온라인은 ‘뭔가 하려고 마음먹으면 하기 쉬워지도록 공간을 제공’했을 뿐 그런 폐해만을 필연적으로 유도하지는 않는다.

온라인은 사람들을 쉽게 소개해 준다. 나에게 하루 400명씩 데려다 준다. 나는 그들 중 대부분이 누군지도 모른다.

오프라인에서 얻지 못하는 이런 기회를 좋은 것으로 발전시키려면, 이 환경에서의 최선의 교류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 이 기회가 자기 자신에 대한 극심한 충돌과 스트레스를 남길 것인가, 아니면 오프라인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드넓은 교류의 장으로서 크게 성장할 기회가 될 것인가? 그건 ‘인터넷의 특성’이나 ‘네티즌’의 성품에 의해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는 일이다.

http://heeyo.egloos.com/tb/988601

■ 어렵기만 한 남편과 아내의 자리

일요일 새벽 1시. 오랜만에 남편과 한잔 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언제 들어도 반가운 내 친구의 목소리가 오늘은 무겁다. "지금 집에 가도 돼?" 물론 OK. 친구만 온 줄 알았는데 남편과 아들까지 동행이다. 가슴이 쿵. 도착하자마자 눈물을 흘리는 친구. 얼마나 울었는지 벌써 얼굴이 퉁퉁 부었다.

결혼 초부터 부딪친 시댁과의 갈등이 어버이날을 맞아 절정에 다다랐다. 상처받은 아내의 마음을 그저 이성적으로만 참으라는 남편의 말이 더 서운해서 펑펑 울어 댄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라는 직업 때문에 아내까지도 학생으로 착각을 하며 살아온 듯하다. 날이 밝도록 사는 이야기며 남편의 자리, 아내의 자리 등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20년 가까이 살았건만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인간 관계의 방법은 참 어려운 듯하다.

이제 조금은 아내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이 잡힌다는 친구 남편의 말이 위안이 되었지만 그리 믿음은 안 간다. 살아온 세월에 익숙해진 자신의 세계를 바꾼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결혼을 하기 전에 남편과 아내의 역할에 대해 교육을 받고 시험에 통과해야 결혼을 할 수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우스운 상상도 해보았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명망이 있더라도 가정생활은 그것과는 너무 다르다. 가슴에 응어리를 토해내듯 폭발해 버린 울음은 아침이 되어야 조금 진정이 되었고 친구는 잠이 들었다. 친구의 아버지가 생전에 이 딸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는데. 돌아가신 친구의 아버지가 생각나 눈물이 난다. 어서어서 세월이 흘러 평온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http://blog.daum.net/thewind63/2133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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