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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지나친 독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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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지나친 독도 사랑

입력
2005.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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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메리카 에콰도르 서쪽 960km 태평양 한가운데 19개의 화산 섬으로 이뤄진 갈라파고스 군도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생물 진화 실험장’으로 불린다. 다윈의 진화론이 여기서 탄생했다. 몸무게 200kg짜리 코끼리거북, 열대산 펭귄인 갈라파고스 펭귄, 바다이구아나와 육지이구아나, 다윈방울새 등 수 많은 희귀종이 살아 197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런 생물들이 멸종위기에 놓여 얼마 전 유네스코가 조사단을 파견했다. 주민과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생물들을 포획하고 서식지를 파괴한 때문이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 나무로 유명한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 섬도 자연환경 파괴로 몸살을 앓고 있다. 토착 동·식물 20만종 가운데 4분의 3을 차지하는 희귀종이 점차 사라진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급증하면서 마구잡이로 화전을 일군 게 원인이다. 극빈층이 대부분인 1,800만명의 주민들은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지만 국제사회는 환경인식 부재를 더 큰 문제로 여긴다.

■3월24일 일반에 개방된 독도가 사람들의 발걸음에 신음하고 있다고 한다. ‘독도는 우리땅’을 대형 스피커로 틀어놓고 노래를 부르고, 북과 장구를 치는가 하면, 만세 등 함성을 지르는 사람들…. 육지에서 흙을 가져와 독도에 뿌리며 합토제를 올리거나, 독도의 흙이나 돌멩이, 철새 알을 가져가기도 한다. 이순신 장군, 유관순 열사, 신라장군 이사부 등 역사적인 인물의 동상과 각종 시비와 노래비 설치 요구도 빗발친다. 입도인원이 2,000명을 훨씬 넘어 이미 지난 1년 동안의 인원을 초과했으니 몸살이 나는 게 당연하다.

■천연기념물 336호인 독도에는 300여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 동해안에서 바다제비 슴새 괭이갈매기 등이 번식하는 유일한 지역이다. 환경·생태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많아지면 화산층인 암석의 풍화가 빨라지고 철새 도래지로서의 생명도 위협 받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행객들에 대한 철저한 사전교육과 시설물 설치 최소화, 외래 작물 유입 차단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 수중 및 해상관광 쪽으로 독도 방문객을 유인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이제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진정한 독도 사랑을 생각할 때다.

이충재 논설위원 c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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