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가 냉랭한 지금 일본 동북부 후쿠시마현에서 5~7일 ‘2005년 한일 우정의 해’를 기념하는 떠들썩한 잔치 한마당이 열렸다. 역대 한일 민간 문화교류사업 중 최대 규모로 치러진 이번 행사에는 디자이너 앙드레 김과 최불암 웰컴투코리아 시민협의회장과 부회장 강부자씨, 탤런트 지성 김소연, 미스 코리아, 모델 이종희 등 117명의 한국인이 초청됐다.
2005 후쿠시마-한국문화교류 행사가 열린 고리야마시 컨벤션센터 ‘빅 팔레트’는 행사 기간 내내 한국문화에 뜨거운 관심을 보인 일본인 관람객들로 메워졌다. 이곳 한국 의상·영화·드라마 체험관에서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상영됐고, 한국 드라마 명장면과 관광명소 사진이 전시됐다. 드라마 ‘대장금’을 소개하는 부스에서는 한국 전통유과를 무료로 나눠주었다.
조규철 한국외국어대 일본어학과 교수의 기조 강연과, 최불암씨와 사토 에이사쿠 후쿠시마현 지사의 대담으로 이뤄진 ‘한일 교류 심포지엄’도 열렸으며, ‘겨울연가’에서 배용준의 아버지 역할을 맡은 탤런트 정동환씨의 사인회에는 일본 중년여성 500여명이 몰려 여전한 한류 열기를 보여 주었다.
행사의 피날레는 앙드레 김 패션쇼가 장식했다. 3,000여명이 입추의 여지없이 들어찬 패션쇼에서 앙드레 김은 2006년 봄·여름 컬렉션인 175벌의 작품을 공개했다. 현 주민 3,000엔(3만원), 그 외 지역민 5,000엔(5만원)의 비싼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관람권 추첨에 8,000여명이나 몰려들었다. 앞서 첫날 한국 대표단과의 리셉션 참가자 100명 공모 때도 무려 53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히로 야키(21)씨는 "한국문화를 정말로 사랑하는 어머니를 위해 1시간30분이나 걸려 센다이에서 왔다"고 했고, 아내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와카바야시 다이스케(35)씨는 "한국의 패션이 화려하고 힘이 넘친다"고 감탄했다. 주부 사쿠마 유키에(37)씨는 "스고이(정말 좋다)"를 연발하며 "앞으로도 문화행사를 통해 양국민이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후쿠시마현 역사 이래 큰 이벤트였던 이번 행사를 위해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현지본부는 500여만엔의 성금을 모아 현의 행사예산을 지원하고, 통역자원봉사자들을 파견하는 등 양국민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민단 후쿠시마본부 김태하 단장은 "일본인들이 이렇게 많은 한국인을 초청해 행사를 연 자체가 정말 자랑스럽다"며 감격해 했다.
후쿠시마=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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