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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작은 나라가 주는 큰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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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작은 나라가 주는 큰 자극

입력
2005.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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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세계 여러 선진국의 버스에서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는 석유를 안 쓰려고 애를 쓰는 아이슬란드에서 꼭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지하에 무제한의 지열(地熱) 에너지가 있는 아이슬란드는 2050년을 목표로 모든 차, 버스, 트럭과 배에 오직 수소만 쓰기로 했다. 10년 안에 대부분의 승용차가 수소만 쓰게 될 것 같지만 2050년이 될 때 아이슬란드에서 석유를 쓰는 유일한 교통수단은 외국에서 공항으로 들어오는 비행기뿐일 것이다.

수도인 레이캬비크에서 일하는 버스 운전사들은 외국 손님들에게 버스 뒤로 나오는 증기는 공해가 하나도 들어 있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오래 버스를 운전했던 기사들은 옛날처럼 공해로 인한 두통이 이제 없다며 수소 버스를 기꺼이 운전한다.

수소를 만들 때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것이 유일한 단점이다. 지열이 많은 온천 왕국 아이슬란드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가능할지 아직 불확실하다.

인구는 30만 명밖에 안 되며 주유소가 겨우 100여개 남짓인 아이슬란드는 신기술을 시도하는 데 아주 적합한 지역이다. 그 때문에 미국의 큰 석유·에너지 회사들은 우선 아이슬란드에서 시발점을 만든 다음에 거기서 일어나는 변화를 보고 다른 나라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를 가늠한다. 아이슬란드가 세계에서 처음 석유를 안 써도 되는 나라가 되면 그 다음에 영국, 일본 같은 섬나라나 한국도 가능할지 모른다. 또 지난 주에 뉴질랜드도 2년 후부터 탄소 사용에 세금을 내게 하는 이른바 ‘탄소세’를 도입키로 했다. 이 법이 시행되면 이산화탄소 가스가 나오는 석탄으로 만드는 에너지가 재생에너지보다 비싸게 될 것이다. 재생에너지가 단순히 자연에 좋아서 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에너지보다 값이 싸니까 쓰게 되는 것이다.

올해 한국도 수소 에너지 개발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자세한 계획이 올해 안에 나올 예정이다. 아이슬란드의 완전한 수소 경제와 달리 한국의 목표는 2030~40년까지 오직 석유에만 의존하지 않은 나라가 되기로 한 것이다. 현재의 기술로 수소를 만들 경우 나오는 에너지보다 만들기 위해 쓰는 에너지가 4배나 되므로 기술적 발전이나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작은 선구자 아이슬란드와 뉴질랜드가 큰 나라들을 재촉하고 자극을 주는 것이 아주 보기 좋다.

데이비드 맥클라우드 캐나다인 프리랜서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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