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고객들의 중고 물품을 처분해주는 장터 역할을 자처하면서 ‘백화점 벼룩시장’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백화점 입장에서는 고객 서비스와 사회 공헌이라는 명분과 함께 고객을 끌어 모으는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행복한세상백화점은 매달 마지막 목요일 고객들이 직접 물건을 사고 파는 벼룩시장을 열고 있다. 아이 옷이나 장난감, 가전제품, 책 등 집에서 쓰던 물건을 2,000~5,000원에 거래하는 이 벼룩시장은 1시간 만에 물건의 절반이 동이 날 만큼 성황이다. 특히 아이 옷과 장난감은 내놓자마자 떨어질 정도로 인기다. 백화점측은 판매 신청이 몰려들자 참여 고객을 2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그 동안 월 2회 본점에서 열어온 중고물품 판매 시장인 ‘그린 마켓’을 이 달부터 전국 10개 점포로 확대한다. 본점은 매월 2·4째주 일요일 옥상 하늘공원에서 ‘그린 마켓’을 열고 있으며, 27일에는 신촌점과 부산점이 처음 열기로 하는 등 모든 점포가 최소한 분기별 한번 이상 참여키로 했다.
‘그린 마켓’에서는 특히 200만원짜리 페라가모 핸드백이 10만원에 팔리는 등 중고 명품이 값싸게 나온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개장 시각인 오전 11시면 500여명이 하늘공원 입구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곤 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본점에서만 ‘그린 마켓’ 이용고객이 한해 10만명에 달했다"며 "올해는 약 30만명이 ’그린 마켓’을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백화점은 고객들로부터 물건을 기증 받거나 판매금액의 70%만 돌려주는 조건으로 위탁 받아 ‘그린 마켓’에서 판매한 수익금을 홀트아동복지회 등에 기증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7일 부천 상동점에서 ‘홈플러스 아름다운 나눔 바자회’를 연다. 임직원, 협력업체, 고객들로부터 기증 받아 판매금 전액을 불우이웃 돕기에 쓰는 행사다. 준비된 물건 4만점 중 1만점이 고객이 내놓은 것이다. 그랜드마트 인천계양점도 ‘나눔역’이라는 상설 중고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의류나 잡화 가전제품 등 고객들이 쓰던 물건을 갖고 오면 업체가 매입한 후 되팔고 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