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드라마 ‘떨리는 가슴’으로 소재와 형식의 실험을 꾀했던 MBC가 월화드라마에서도 ‘새로움’에 도전한다.
‘원더풀라이프’ 후속으로 16일부터 방송하는 16부작 ‘환생-NEXT’가 그것. ‘환생-NEXT’는 고대부터 고려 대몽항쟁기, 조선 시대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생을 거듭하며 애증으로 뒤얽히는 수현(박예진) 정화(장신영) 기범(류수영) 기수(이종수)의 사랑 이야기를,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간다.
제작 방식도 독특하다. 극본은 영화 ‘자귀모’의 시나리오를 쓴 주찬옥 작가가 대표 집필을 맡고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의 구선경,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고은님 작가 등이 2회씩을 번갈아 쓴다. 연출도 ‘좋은 사람’의 유정준 PD 등이 돌아가며 맡는다.
사실 이 같은 실험은 당초 방송 예정이던 드라마들이 줄줄이 펑크가 나는 비상 상황에서 나왔다. 주말극 ‘한강수타령’ 후속으로 준비한 ‘다섯 손가락’이 표절 시비에 휘말리면서 긴급 투입됐던 ‘떨리는 가슴’과 마찬가지로, ‘환생-NEXT’도 연기자 정지훈(비)의 출연 거부로 제작이 무산된 ‘못된 사랑’ 대신 편성됐다. 신호균 책임프로듀서는 "당초 7~8월 납량특집으로 준비하던 작품인데 방영 시기가 조금 앞당겨졌다"며 "그동안 정통 드라마를 지향해온 MBC로서는 또 한 번의 과감한 선택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왕의 여자’ 이후 잇달아 쓴 잔을 마셔온 월화드라마에서 ‘불량주부’로 오랜만에 승기를 잡은 SBS는 23일부터 ‘다모’의 이재규 PD가 연출하고 김종학프로덕션이 제작하는 시대극 ‘패션70s’(극본 정성희)로 강세를 이어간다는 전략. 주진모, 이요원 주연의 ‘패션70s’은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한국패션 산업의 성장 과정을 그린다.
이로써 코믹드라마 일색이던 월화드라마 시간대는 KBS의 정통 멜로 ‘러브홀릭’, MBC의 퓨전 판타지 ‘환생-NEXT’, 경쾌한 시대극을 표방한 ‘패션70s’로 분화해 뜨거운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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