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아로 태어난 5명의 아기들을 위한 잔치가 어린이날보다 하루 먼저 열렸다. 4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강당에서는 박수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두살배기 김소윤 김소예 쌍둥이 자매, 한살배기 김희망 김소망 쌍둥이 자매, 그리고 김소원 양이 아장아장 걸어다니며 재롱을 부렸다(사진).
모두 출산예정일보다 10주 이상 빨리 태어난 이들은 출산시 체중이 1㎏미만인 ‘엄지공주’들로 병원에서 3~4개월 인큐베이터 생활을 했다. 특히 희망이는 출산 체중이 439g에 불과해 국내 최저체중 기록을 갖고 있고, 소원이는 441g, 소윤이는 450g으로 태어난 ‘초극소 미숙아’들이다. 여신생아 체중 평균이 3.2㎏임을 감안하면 정상아의 6분의 1에도 못미치는 몸으로 세상에 첫 발을 내디딘 셈이다.
일반적으로 체중 800g미만 신생아들의 생존율은 70% 이하. 하지만 5명의 엄지공주들은 건강하게 자라 생후 22개월인 소예는 체중이 12㎏에 달할 정도고, 지난해 5월 태어나 5명 가운데 막내인 소원이도 몸무게가 6㎏이나 된다. 소원이 어머니인 조숙현(33)씨는 "소원이가 태어난 후 1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마음고생이 많았다"며 "하지만 이제는 소원이가 너무 건강해서 탈일 정도"라며 웃었다. 희망이, 소망이 아버지인 김지혁(37)씨는 "갓 태어났을 때의 사진을 보니 그 때의 생각이 난다"며 눈가를 훔쳤다. 소윤이, 소예 어머니 박은하(33)씨는 "아이들이 이제는 나와 싸울 정도로 씩씩하게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날 잔치를 마련한 서울삼성병원 이상일 소아과장은 "조그만 음료수 1병 무게 정도밖에 나가지 않던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을 보니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티 없이 밝게 자라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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