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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보고서/ 비우량기업 회사채 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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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보고서/ 비우량기업 회사채 찬밥

입력
2005.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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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BBB이하 비우량 기업들의 회사채가 저평가돼 있어, 이들 기업들이 실제 위험도에 비해 과도한 금리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이 3일 펴낸 200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우량기업(AA) 회사채의 경우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국채 대비 가산금리가 3월 현재 약 40bp(1bp=0.01%포인트)로 같은 등급의 미국기업 회사채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국내 비우량기업(BBB등급)의 회사채 가산금리는 325bp로 미국 비우량기업 가산금리(75bp)보다 무려 250bp나 높다.

하지만 부도확률로 보면 한국의 비우량기업이 미국 비우량기업보다 오히려 낮다. 국내 BBB등급 기업의 최근 3년간 도산확률은 0.75%인 반면, 미국 기업은 1.10%에 달해 실질적인 위험도에선 미국기업이 국내기업보다 더 높다. 결국 쓰러질 확률은 국내 비우량기업이 낮은데도 금리는 더 높게 책정돼 있어, 필요 이상의 자금조달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한 마디로 국내 채권시장이 비우량기업 회사채를 너무 홀대한다는 얘기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몇몇 대형 부실기업 도산사태를 겪으면서 투자자들이 비우량기업 회사채를 기피하고 있는데다, 비우량 회사채 시장 자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기관들은 A등급 이상 회사채만 선호하는 추세인데다, 정부의 국채발행 증가로 초우량 국공채물량이 늘어나면서 비우량 회사채가 설 땅이 더욱 비좁아지고 있다. 실제로 2000~2002년 전체 회사채 발행 물량 중 BBB+이하 회사채는 49.1%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41.6%로 줄었고, 투기등급 회사채는 19.0%에서 5.3%로 쪼그라들었다.

한은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설령 채권발행에 성공한다 해도 실제 신용위험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금리 부담 때문에 유동성과 수익성이 더 악화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비우량기업에 대한 정확한 가치평가와 합리적인 채권금리 산정이 필요하다는 게 한은 측 분석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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