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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전쟁' 연평도 어민들 분노 폭발/ "中어선 휘젓고 다녀도 정부 팔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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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전쟁' 연평도 어민들 분노 폭발/ "中어선 휘젓고 다녀도 정부 팔짱만"

입력
2005.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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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조업을 막겠다고 해놓고 이제껏 해 준 것이 뭐가 있습니까.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 주지 않으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3일 오후 인천 옹진군 연평도 면사무소 2층 회의실. 어민들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 해양수산부와 인천시 소속 직원 10여명은 회의실을 가득 메운 어민들의 성토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지난 1일 연평도 북방한계선(NLL) 남방해역에서 조업 중인 중국어선 4척을 붙잡아 해경에 인계한 어민들은 "중국어선의 불법 어로행위가 극성을 부려 꽃게 조업은 이제 끝"이라며 "더 이상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선 50여척은 이날도 아침 일찍 바다로 나섰으나 꽃게가 잡히지 않아 상당수가 일찌감치 연평도 당섬 부두로 돌아왔다.

어민들은 무엇보다 중국어선의 불법 행위를 근절시켜 줄 것과 어로한계선을 북쪽으로 1마일 이상 확장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3대째 꽃게잡이를 하는 어민 김모(45)씨는 "꽃게가 내려오는 길목에 진을 치고 바닥까지 긁어내며 싹쓸이하는 중국 어선을 방치하는 이유가 뭐냐"며 "정부가 외교적으로 문제를 풀겠다는 말만 하고 뒷짐을 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근 꽃게잡이 어선을 팔았다는 이모(50)씨는 "우리측 어선이 간혹 어로한계선을 넘는 것도 중국 어선의 불법 행위가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라며 "야간조업 허용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어민들은 "연평도가 ‘꽃게 황금어장’ 이라는 것은 이제 옛말"이라며 "중국어선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며 꽃게들을 잡아갈 때마다 총이라도 쏘고 싶은 심정"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어민은 "안되면 자위대를 구성, 우리 해역을 스스로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중국에 불법조업 자제를 요청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불법조업을 한 중국어선 4척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인천해경은 3일 중국 단둥(丹東) 동항선적 선장 봉모(43)씨 등 6명에 대해 영해침범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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