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활력 정도를 나타내는 거래대금이 바닥권으로 추락하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의 위안화 절상 등 중요한 대외 변수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를 반등의 전조로 보는 쪽과 당분간 조정이 계속될 조짐으로 보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일 유가증권시장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2억9,890만주, 1조3,5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거래대금은 지난해 11월1일 1조3,338억원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며 2~3월의 3조~4조원에 비해 절반 이상 급감한 것이다. 거래량도 1월13일 2억9,067만주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같은 날 코스닥시장 거래대금도 7,962억원에 머물러 1월3일 7,282억원 이후 가장 적었다. 3일에는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이 1조5,000억원대로 소폭 상승했지만, 역시 연초 이후 최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증권가에선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5월 첫 거래일 거래대금을 둘러싸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맞섰다. 낙관론자들은 거래대금 급감에도 불구하고 매물이 줄어 반등에 성공한 만큼 추가 낙폭이 제한될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 상승 추세 복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부정적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대한투자증권 하민성 연구원은 "거래대금 1조3,000억원대는 지난해 종합주가지수가 반등을 앞두고 저점을 다지던 7월 말, 8월 초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주식시장 전반에서 매물이 확연히 줄었기 때문에 추가 하락은 자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향후 며칠 동안 거래 침체가 연속성을 보이고 동시에 주가가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지속한다면 바닥 형성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한양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2일의 반등은 거래대금 감소를 감안할 때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면서 "더욱이 외국인을 대신할 매수 주체가 없다는 점에서 상승 추세로의 복귀는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서울증권 권혁준 연구원도 "미국의 금리인상 폭이 예상 수준에 머물고 발표문 내용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경우, 증시가 단기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반등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거래대금 급감 등 관망세가 깊어지고 있어 급격한 반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거래대금 급감으로 당분간 조정이 이어지겠지만, 6~7월께는 반등 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거래대금 급감은 투자자들이 5월 증시를 특별히 기대할 것도 실망할 것도 없는 계륵과 같은 장세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6월부터 시작될 반등장을 고려한다면 점진적으로 주식 비중 확대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5~6월까지 조정을 거쳐 다시 종합지수 1,000선에 도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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