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취임 한달 째인 2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재보선 패배라는 참담한 결과를 놓고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실망감을 느낀다"며 "사즉생의 각오를 갖고 초심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재보선 패배는 개혁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그 말이 틀렸다고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패배에는 여러 요인이 있기 때문에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영천 지역에 많은 공약을 했는데 지킬 것인가.
"이행하고 싶지 않은 생각이 굴뚝 같다(웃음). 억울하고 답답해서 할 말도 많다. 하지만 표심은 신성한 것이고 겸허히 수용할 수밖에 없다. 6일 현지에 가서 공약 이행을 약속할 것이다."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 정동영 통일장관과 김근태 복지장관을 복귀시키자는 주장이 있는데.
"내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보다 대중성이 훨씬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전에 대변인을 열렬히 희망했으나 얼굴이 받쳐주지 못해서 안 된 적이 있다. 현 시점에서 참여정부의 성공만한 정권 재창출 전략은 없다. 지금 두 분을 복귀시키는 것은 차기 전략으로서도 손해이고 그 분들에게도 좋지 않다."
-내년 지방선거 이후에 개헌을 논의하자고 했는데 바람직한 논의 내용은.
"정ㆍ부통령제와 대통령 4년 중임제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됐다고 생각한다. 분권형 대통령제나 내각제 등 권력구조 뿐 아니라 남북문제도 개헌 논의에 반영돼야 한다."
-전당대회 때 정 장관 지원설이 있었는데 부담되지 않나.
"사실과 다르다. (재야파인) 유인태 문학진 의원 등이 지역 선대본부장을 맡았다. 누구의 대리인이라는 얘기 듣는 게 가장 서운했다. 권위주의적인 발상에 젖어있는 사람들 생각이다."
-국보법 논란과 관련해 대체입법 정도의 합의가 가능한가.
"현재까지 당론은 폐지 후 형법 보완이다. 개혁입법 처리는 빠를수록 좋고 여야합의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대체입법에 합의하면 소신을 접을 수 있다."
-동북아균형자론 논리 자체가 모순 아닌가.
"어릴 때 ‘깍두기’라는 표현이 있는데 널뛰기 할 때 양쪽의 균형을 잡는 역할이라는 의미와 홀수로 편을 가를 때 양측에 모두 끼는 역할이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후자에 무게를 두면 모순적이지 않다."
-나중에 큰 뜻을 품을 생각은 없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되는 날 모든 꿈을 이뤘다. 이후의 삶은 덤이다.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할 것이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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